대만 2위 파운드리 UMC, 생산라인 증설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United Microelectronics Corporation)가 싱가포르에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UMC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는데, 물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라인을 더 짓기로 결정했다.

UMC가 최근 이사회를 통해 50억달러(약 6조325억원)를 들여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새로 지어지는 공장은 2024년부터 월 3만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생산라인에서는 22~28nm의 레거시 반도체가 생산될 전망이다.

UMC 본사만, 파운드리 ,

대만 파운드리의 대표주자는 TSMC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이기도 하고, 첨단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에는 TSMC 외에도 UMC라는 파운드리도 존재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U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7%로, 시장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UMC는 대만 국책연구기관 산업기술연구원(ITRI)이 1980년 설립한 곳으로, 대만 내 첫 반도체 회사다. 사업 초기에는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을 담당했으나, 1995년 순수파운드리 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후 지속해서 회사를 합병하고 공장을 취득하며 생산라인을 늘려갔다.

현재 UMC는 대만 신주와 타이난, 중국 쑤저우, 싱가포르 등지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대만 신주 지역에서는 6인치와 8인치 웨이퍼, 중국에서는 8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생산한다. 대만 타이난과 싱가포르에서는 12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한다.

각 생산라인에서는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레거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7나노 미만의 고성능 첨단 반도체는 아니지만, 여전히 극심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부품들이다. 따라서 UMC를 비롯한 레거시 파운드리 기업이 수급 부족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각 파운드리 기업은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시작했다. 특히 10나노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 부문에서는 극심한 수급난이 발생했는데, 관련 파운드리 업체는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그간 주로 생산해 오던 8인치 웨이퍼가 아닌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8인치 웨이퍼보다 12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할 때 한 번에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업체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12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연평균 10%씩 늘릴 예정인데, 각 기업은 이를 위한 시설 투자도 집중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 2분기에서 2024년 사이에는 그간 8인치 웨이퍼로 주로 생산됐던 레거시 반도체도 12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급난은 2023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020년 후반부터 시작된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부터 국가까지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기 시작했지만, 한 생산라인이 착공부터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2~3년 정도 된다. 각 기업이 생산라인 증설에 뛰어들기 시작한 시점이 2021년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빨라도 2023년이 되어야 수급난이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하지만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하나의 차량에 탑재되는 기술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반도체 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며,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파운드리 기업은 선단 공정, 레거시 공정 가릴 것 없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원재료 증가와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의 이유에서다. UMC도 12인치 제품 가격을 8~12% 가량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반도체 생산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팹리스가 안게 되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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