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하는 LG전자, 가전에 ‘선택과 집중’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한다. 작년 7월 26년 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13년 간 이어온 태양광 패널 사업도 종료한다. LG전자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해 사업 구조와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전자공시를 통해 태양광 패널 사업 생산과 판매를 종료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A/S와 추가로 필요한 물량을 감안해 6월30일까지는 패널을 생산하고, 이후 완전히 종료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의 저가 공세 때문에…
LG전자는 지난 해 사상 최대 전사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 부진과 원재료 상승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왔다. LG전자는 그간 고효율 위주의 태양광 패널을 공급해 왔는데 중국 기업이 태양광 패널을 저가로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중국이 LCD 시장을 장악하게 된 과정과 비슷하다.
물론 차세대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는 고효율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중국의 저가 공세에 국내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주요 소재 시장은 무너졌고,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서 태양광 패널 사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었다. 지난 수년 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시장점유율은 1%대에 불과했다.
결국 LG전자는 BS(Business Solutions) 사업 부문에서 태양광 패널·모듈 사업을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지속해서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철수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 끝에 7월 31일 결국 사업을 종료한 것이다.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은 이미 삼성·애플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주요 경쟁사는 가격을 낮춘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어느 쪽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고,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다.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LG, 어디에 투자하나
LG전자는 먼저 생활가전, TV 등 주력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그간 LG전자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제품을 개선해 왔으나, 이제는 혁신 제품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해 전사매출 74조721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전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에서도 매출 27조1907억원을 달성했다. 그간 가전시장에서미국 가전제품 제조업체 월풀(Whirlpool Corporation)이 1위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월쿨이 219억8500만달러(약 26조1929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1위 자리는 LG전자에게 주어졌다.
LG전자는 1위를 기록한 후, 다음 전략에 대해 고민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가전시장에 더 주력해 30조원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혁신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제품 경쟁력 우위 기반으로 판매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BS 사업부문에서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Information Display, 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한다. IT 부문에서는 게이밍 고해상도 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군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ID 부문에서는 각 부문별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신사업 진출과 더불어 역량 확보를 위한 협업과 M&A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작년 7월 1일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신사업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데, LG전자는 이후에도 신사업 진출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패널 사업은 접지만,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은 지속한다. LG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관련 생태계 내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사업공간 내에서 효율적 에너지 소비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 ‘LG BECON’을 포함해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은 지속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