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공정 처리업체 인수 추진하는 두산, 유망사업 발굴 나서나

지난해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치고 채권을 조기 상환한 두산그룹이 국내 반도체 후공정 처리업체 테스나(Tesna)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번 달 중에 테스나를 인수할 예정이다.

두산그룹과 테스나는 해당 소문과 관련해 “현재 양사는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양사의 인수합병 여부를 현재로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합병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테스나는 국내 주요 반도체 후공정 업체 중 하나로, 시스템반도체 부문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원래 테스나는 8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후공정 처리를 하다, 현재 12인치 웨이퍼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률 1위를 달성했으며, 설비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테스나는 사모펀드(PEF)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에이스에쿼티)가 보유하고 있다. 에이스에쿼티는 2019년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테스나를 인수했다. 이후 2년 정도 지나고 에이스에쿼티는 테스나 매각을 시도해 왔다.

2021년 9월 24일에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와이팜이 테스나를 인수하기로 협약했다. 그러나 와이팜이 인수 자금 4000억원을 모두 마련하지 못해 양사의 합병은 무산됐다. 이후 에이스에쿼티는 다시 한 번 매각을 추진했고, 현재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두산그룹은 테스나 유력 인수후보 중 하나다.

두산그룹이 테스나 인수를 원하는 이유는 캐시카우 확보가 용이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산그룹은 2020년, 오랜 기간 이어진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운영자금 3조6000억원을 수혈했다.

이후 계열사와 자회사를 매각하고 대폭 구조조정을 하면서 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두산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정에서 두산타워,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등 그간 캐시카우 확보가 용이했던 계열사와 자회사를 대거 매각했다. 이를 통해 두산그룹은 임시로 유동성을 확보해 채권 조기 상환을 했고, 현재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두산그룹이 채권 상환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재 캐시카우 확보가 용이했던 사업을 대거 매각했기 때문에, 두산그룹은 캐시카우를 확보할 만한 사업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매출을 어느 정도 낼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테스나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테스나는 에이스에쿼티가 인수한 이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테스나뿐만 아니라 후공정 처리 업체 전반이 반도체 수급난에 힘입어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후공정 처리 관련 업체는 장기적으로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세계 주요 업체가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생겨난다는 것은 그만큼 가공해야 할 웨이퍼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그만큼 후공정 처리업체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곧 관련 기업의 호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도 테스나를 통해 어느 정도 매출을 창출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추후 인수합병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두산그룹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향후 실적이 올라가고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 신규사업 자회사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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