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출범한지 약 4개월 만에 새로운 금융 상품을 내놨다. 무보증, 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선보였다.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는 기존 인터넷은행과 달리,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 개인신용 대출 상품에 이어 개인사업자대출에 관심을 보였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지난 14일,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놨다.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이며 무보증, 무담보 상품이다. 최저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 최대한도는 1억원이다.

인터넷은행 중 무보증, 무담보로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은 곳은 현재까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물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정부 보증부 상품인 사잇돌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나,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무보증·무담보로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선보인 곳은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먼저, 출범 6년 차를 맞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금까지 가계대출 상품 확장에 집중해왔다. 개인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전월세보증금대출, 아파트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예금·적금 담보대출 등 시중은행이 보유한 기본적인 여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수요가 많고 단시간 고객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토스뱅크는 왜 시중은행과 다른 전략을 선택한 것일까. 토스뱅크는 출범 당시부터 포용과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즉,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겠다는 이야기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에게 낮은 이자와 높은 한도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선 신용평가모형(CSS)에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토스뱅크는 간편결제 토스의 결제내역과 통신비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 등을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했다.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 이유 중 하나는 개인 신용평가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개인고객과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 방식이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판단이다. 금융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기존 신용평가모형에 사업자의 데이터를 추가하기만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개인사업자의 경우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만큼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한도와 이자에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보증과 담보를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자체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대출을 통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용평가모형은 타 인터넷은행 대비 토스뱅크가 강조하고 있는 차별점이다. 토스뱅크는 약 5~6년 먼저 출범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출발선이 같다.  케이뱅크는 최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마쳤으며,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 성과가 나와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것이 계획”이라며 “신용평가모형이 고도화될수록 토스뱅크의 신용평가가 정교화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향을 덜 받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토스뱅크는 출범한지 약 열흘 만에 대출 공급액을 모두 소진, 대출 영업을 일찌감치 중단한 바 있다. 반면,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측은 출범 초기인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2년간 출범 준비를 하며 기획한 상품을 선보이는 차원으로, 후속상품으로 온택트 특례보증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여신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토스뱅크의 전략, 단일 상품과 원-앱

토스뱅크는 수신, 여신, 카드 등 각 카테고리 당 판매 상품을 하나씩만 제공한다. 기존에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여러 종류의 상품을 내놓는 ‘백화점식 상품 나열’이 공급자인 은행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판단해 통장, 체크카드, 대출 등 상품을 단일화했다.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 통장은 크게 예금, 적금, 목돈 모으기로 나뉘며, 사용자는 이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원할 때마다 기능을 수시로 키고 끌 수 있으며, 이자는 2%로 동일하다. 개인 신용대출상품도 하나다. 사용자가 ‘빌리기’를 누르면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금액 한도와 금리가 산출된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원 앱(One-app)’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존 토스 앱을 통해 토스뱅크에 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다. 토스 앱 하나로 은행, 결제, 송금, 증권, 보험 등 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토스의 ‘슈퍼앱’ 전략 일환이다. 다만, 보안이나 서비스 장애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는 물리적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원앱 전략으로 별도 앱 개발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절감된 비용은 상품과 서비스에 투입되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기존 토스 고객들에게 서비스가 노출되어 고객 유입에 유리하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원앱 전략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지고,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다른 금융 앱과 차별화되는 통합적이고 완결성이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