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로 영역 확장하는 엔비디아…신약부터 AI 의료기기 개발까지

컴퓨팅 기술로 유명한 엔비디아가 최근 헬스케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헬스케어 제품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치료제,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등  다양한 의료 분야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돕는 것에 가깝다.

주로 컴퓨팅 기반을 제공하고 각 목적에 맞는 프레임워크, 애플리케이션, AI 모델 등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엔비디아의 역할이다. 클라라 디스커버리는 신약 개발을 위한 각종 도구들을 제공한다. FLARE(Federated Learning Application Runtime Environment)는 여러 병원과 연구소, 헬스케어 기업 간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을 위한 공통 컴퓨팅 인프라다.

이밖에 의료기기의 실시간 감지를 가능하게 하는 클라라 홀로스캔(Clara Holoscan), 엔터프라이즈용 AI 소프트웨어 솔루션인 AI 엔터프라이즈(AI Enterprise)가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다.

엔비디아가 헬스케어로 영역을 넓히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산업’ 보고서에 의하면,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화는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수요 증가와 의료 인력 부족으로 단기간에 촉진되고 있다. 2020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 산업 규모는 1520억달러(한화 약 174조원)였으며 2027년까지 5080억달러(58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클라라 디스커버리

엔비디아는 작년 11월 진행된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1에서 엔비디아 클라라 디스커버리(Clara Discovery)를 활용해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를 만든 스타트업 엔토스(Entos) 사례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클라라 디스커버리는 신약 개발 관련 최첨단 프레임워크, 애플리케이션, AI 모델의 집합체다. 수십억개의 잠재적 약물 분자가 체내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전체학, 현미경 검사, 가상 스크리닝, 컴퓨팅 화학, 시각화, 임상 이미징, 자연어 처리에 대한 지원을 통해 그래픽프로세서유닛(GPU)으로 가속화하는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클라라 디스커버리는 5페타플롭스의 성능을 제공하는 AI 시스템인 엔비디아 DGX A100에서 실행되도록 최적화됐다. DGX A100은 연구원들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IT팀이 배포하기 쉬운 통합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클라라 디스커버리가 서비스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0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인 시기에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제약 업계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엔토스는 클라라 디스커버리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 오브넷(Orbnet)을 개발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분자 특성 예측 작업을 1000배까지 가속화한다.

오브넷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분자 약물 발견 모델을 훈련시키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30배 정도 줄여준다. 신약 개발에 유망한 약물 화합물을 찾는 실험에서는 약 100배까지 필요한 데이터를 줄일 수 있다.

엔토스의 목표는 특정 형태의 암과 연관된 단백질을 비활성화하는 약물 분자를 찾는 것이다. 양자역학 계산을 머신러닝(ML) 워크플로우에 통합하면서 이러한 표적 단백질과 결합한 잠재적 화합물의 범위를 더욱 신속하게 좁히고 있다.

엔비디아 헬스케어 팀과의 협업을 통해 엔토스는 엔비디아 하드웨어 아키텍처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받고 있다. 오브넷 소프트웨어 최적화에는 엔비디아 DGX A100 텐서코어(Tensor Core) GPU를 사용했다.

FLARE, 연합학습을 위한 공통 컴퓨팅 기반 제공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인 엔비디아 FLARE는 연합학습을 위한 공통 컴퓨팅 기반을 제공해 의료 산업에서 AI 사용을 가속화한다. 분산된 여러 당사자들이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는데 도움을 준다.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AI 기술을 산업화하고 애플리케이션의 비즈니스 이점을 확장하려면 AI는 특정 단체, 기관, 지역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데이터에 대해 훈련, 검증되어야 한다.

연합학습에서는 참가자들이 각 그룹의 독점 데이터셋을 교환하지 않고도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평가하기 위해 협력한다. 민감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AI 모델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외부에서 모델을 검증할 수 있다.

데이터가 희박하거나 기밀성을 지니거나 다양성이 부족한 경우에 특히 유용하다. 조직의 데이터 수집 방법, 환자 또는 고객 인구 통계에 따라 편향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셋에도 활용 가능하다.

연합학습 참가자는 각 그룹의 독점 데이터셋을 교환하지 않고도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평가하기 위해 협력한다. FLARE에서는 각 참가자의 학습된 모델 매개변수가 공통 서버로 전송되고 글로벌 모델로 집계되는 서버-클라이언트 기술을 사용한다.

엔비디아는 FLARE를 2021년 12월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현재 깃허브에서 FLARE에 대한 소스코드를 사용 가능하다.

FLARE를 통해 엔비디아는 췌장 종양을 분할하고 유방 조영술에서 유방 밀도를 분류해 유방암 위험을 판단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환자의 산소 요구량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해 네이처 메디슨에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EXAM(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chest X-ray AI model)라는 연합학습 모델 학습을 위해 전세계 20개 기관 데이터를 사용했다. EXAM 모델은 바이탈 사인, 실험실 데이터, 흉부 엑스레이 데이터를 사용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환자의 미래 산소 요구량을 예측한다.

연구 결과, 단일 장소에서 해당 장소만의 데이터를 사용해 학습한 모델과 비교했을 때 EXAM 활용 시 일반화 가능성이 38% 증가했다. 모든 장소에서 측정된 평균 정확도(AUC) 값은 16% 개선됐다.

미국 방사선과 대학(American College of Radiology)은 수만 명의 의료학회 회원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ACR AI-LAB에 FLARE를 통합할 계획이다. 대만 웹 서비스 코퍼레이션(Taiwan Web Service Corporation) GPU 기반 MLOps 플랫폼을 사용하면 고객이 FLARE를 기반으로 연합학습을 실행할 수 있다.

라이노 헬스(Rhino Health)는 FLARE를 연합 학습 시스템에 통합했다. 연구원들은 뇌동맥류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라이노 헬스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AI 소프트웨어와 연결된 의료기기를 사용 중인 모습

클라라 홀로스캔으로 AI 의료기기에서 실시간 감지 가능

AI 기반 의료기기는 로봇 보조 수술, 중재적 방사선 시술, 방사선 치료 계획 등을 수행하는 의료진에게 발전된 의사 결정 도구가 된다. 임상 애플리케이션에서 AI 기반 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기기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 예측, 시각화하는 가속화된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엔비디아 클라라 홀로스캔은 의료기기에서 실시간 감지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기기용 AI 컴퓨팅 플랫폼이다. 2021년 11월 GTC 2021에서 첫 공개됐다.

클라라 홀로스캔은 의료 기기부터 엔비디아 인증 엣지 서버, 데이터 센터 또는 클라우드의 엔비디아 DGX 시스템까지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발자는 지연 시간, 비용, 공간, 전력 및 대역폭 요구 사항에 대해 균형을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의료기기에 컴퓨팅과 입출력 기능을 원하는 만큼 추가할 수 있다.

의료 기기와 엣지 서버를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 구축된 전체(엔드투엔드) 플랫폼을 통해 개발자는 기기에서 지연시간이 짧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AI 마이크로 서비스를 생성할 수 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리소스에 더 복잡한 작업을 전송 가능하다.

이외 클라라 홀로스캔은 멀티모달 센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물리학 기반 모델을 실행하고, AI 추론을 가속화하며, 고품질 그래픽을 실시간 렌더링하는 등 의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많은 의료 기기 회사에서 AI와 로봇 공학을 활용하고 있으며 로봇 수술, 모바일 CT 스캔, 기관지경 검사 등에 엔비디아 가속 컴퓨팅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클라라 홀로스캔은 기기 제조업체가 기기에서 데이터 센터까지 확장함으로써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광범위한 엔비디아 AI 솔루션에 액세스해  확장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개발자는 클라라 홀로스캔을 사용해 기기와 서버에서 모듈식 마이크로서비스로 실행되도록 애플리케이션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방식이므로, 의료 기기 업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솔루션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개선할 수 있다.

클라라 홀로스캔 SDK는 초음파, 디지털 병리학, 내시경 등에서 가속 라이브러리, AI 모델과 참조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개발자가 확장 가능한 임베디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배포를 위한 엔드-투-엔드 플랫폼을 통해 기업은 설치 기반을 보다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AI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한 암 타겟팅 모습

엔터프라이즈용 AI 소프트웨어 솔루션, AI 엔터프라이즈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는 엔터프라이즈용 AI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엔비디아가 인증, 최적화,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급 AI 툴과 프레임워크로 구성됐다.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금융서비스의 부정 행위 감지 등을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스위트는 서버 가상화에 VM웨어 v스피어를 사용하는 기업의 IT 전문가들이 데이터센터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관리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툴로 AI를 구현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베어메탈 서버와 유사한 v스피어 환경에서 스케일 아웃, 멀티노드 AI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제공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AI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하면 AI 모델 개발 시간을  80주에서 8주 수준으로 단축 가능하다. 베어메탈에서 구현되는 동일한 스케일 아웃과 높은 엔비디아 가속 컴퓨팅 성능으로 VM웨어 v스피어에서 고급 AI 애플리케이션을 배포·관리할 수 있다.

VM웨어 고객들은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와 v스피어 7 업데이트 2를 통해 가상화된 데이터센터에서 AI를 빠르게 추적하고 최신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인증된 AI 레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암 관련 연구원과 병원들을 지원 중이다. 네덜란드 암 연구소와 헬스케어 기업 브야사(Vyasa), iCAD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활용해 엔드투엔드 AI 워크로드를 가속화했다.

네덜란드 암 연구소는 NVIDIA 런치패드(LaunchPad)를 사용해 NVIDIA AI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프로젝트를 빠르게 시작했다. 런치패드 프로그램은 가속화된 인프라에서 실행되는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즉각적인 액세스를 제공해 고객의 데이터 과학, AI 워크로드의 프로토타입과 테스트를 돕는다.

연구원들은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해 각 방사선 치료 세션 전에 방대한 2D, 3D 데이터 소스와 AI를 결합해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 의사는 이 솔루션을 치료 당일 CT 스캔의 대안으로 사용해 치료 계획을 최적화하고 방사선 치료 계획을 검증할 수 있다.

의료 및 생명 과학용 딥러닝 분석 도구 제공업체인 브야사는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해 환자 진료 기록과 같은 비정형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브야사는 딥러닝 애플리케이션을 더 빠르게 개발하고 비정형 데이터와 PDF를 자세히 살펴보고 어떤 환자가 더 높은 위험에 처해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브야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수동으로 다운로드하고 통합할 필요가 없는 플랫폼 요구 사항의 신속한 프로비저닝 덕분에 배포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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