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RM 합병 결국 무산, 앞으로는?

세기의 반도체 빅딜이라 얘기되던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불발됐다. 그간 영국, 미국, 유럽 등 각 규제기관은 양사의 인수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왔는데, 결국 각 기관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인수합병 계약이 결렬되면서 ARM의 지분을 쥐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은 내년 1분기까지 ARM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7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ARM 인수를 결국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2020년 9월부터 소프트뱅크그룹과 협의 하에 ARM 인수를 추진해 왔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을 강화하기 위해 ARM을 인수하고자 했다. 자금을 확보하고자 했던 소프트뱅크도 2016년 인수했던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엔비디아는 자사 주식 215만주와 현금120억달러(약 14조3820억원)를 소프트뱅크에 지불하고, ARM을 인수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미국, 영국, 유럽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는 것이 경쟁을 저해하는 반독점 행위이며, ARM의 IP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ARM은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 다수에 반도체 설계도를 제공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그래픽 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여기에 프로세서 특허까지 확보한다면 독점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서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 그룹에 위약금으로 12억5000만달러(약 1조4981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 발표 당시 계약금 일부로 이 금액을 지불했기 때문에, 지급은 완료된 상황이다.

또한, ARM은 자금 회수를 위해 미국 증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 시점에 맞춰 ARM은 엔비디아에 부사장 겸 컴퓨팅 제품 총괄 매니저로7년간 근무했던 르네 하스(Rene Haas)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RM이 공모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르네 하스 신임 CEO는 ARM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리더”라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 정부가 ARM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ARM이 영국 기업이고 반도체 산업 내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런던증시 상장을 원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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