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커머스 뛰어든 동네 가게들의 선택은?

소비자에게도 판매자에게도 이커머스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동네 가게들의 온라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동네 가게들의 온라인 진출은 음식점들의 배달앱 가맹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사몰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고,  동시에 음식점 외 지역 슈퍼마켓, 정육점, 청과점, 건어물점 등 업종도 다양해진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각종 새로운 플랫폼과 솔루션의 등장, 결제 환경 개선, 물류·배달산업 고도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있다. 관련해 직접 로컬커머스에 뛰어들어 ‘직배(직접 배달)’ 프로세스 운영과 함께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달앱을 대체할 서비스들

음식점 겸 식자재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현재 배달앱 입점을 포기하고 웹사이트와 SNS 운영만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가족끼리 소규모로 운영하는 매장이기 때문에 가맹비와 배달료 등이 부담스러워 배달앱을 입점을 포기했다. 또 배달앱과 관련해 고객 리뷰, 환불, 배달 실수 등 스트레스받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배달앱을 통해 판매는 일어났으나,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가게를 노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소상공인들은 주로 3가지 서비스를 조합해 활용한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당근마켓 비즈프로필, 그리고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별도의 가맹비나 수수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①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먼저 스마트플레이스는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는 곳으로, 가게의 공식 홈페이지 같은 역할이다. 그만큼 커머스에 진출한 대부분의 가게들이 페이지를 생성·관리하고 있다. 우리가 특정 상호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지도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업체 정보 페이지가 바로 스마트플레이스다. 이곳에 가게 기본 정보와 함께 메뉴와 가격, 사진 등을 공유한다.

스마트플레이스 업체 등록 페이지

A씨는 “스마트플레이스 리뷰와 별점이 소비자의 첫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 또 다이닝코드, 망고플레이트, 포잉 등 식당 리뷰 플랫폼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스마트플레이스를 통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포장이나 배달 주문 기능을 붙일 수도 있다. 우리 가게는 포장기능만 적용 중이다. 가게 정보란에는 당근마켓 비즈프로필과 인스타그램 링크 등을 삽입해 연동한다. 스마트플레이스에도 SNS 타임라인 같은 ‘소식’ 기능이 있어 각종 이벤트나 배달 관련 정보를 함께 공유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② 당근마켓 비즈프로필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은 동네 가게 점주들이 앱 내 온라인 스토어를 무료로 개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기능이다. 매장마다 배달앱의 가게 소개 페이지와 비슷한 형태의 스토어를 구축할 수 있으며, 동네 주민들을 타깃으로 광고와 쿠폰발행 등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상품 주문과 결제 기능도 붙일 수 있다(관련기사: [커머스BN] 당근마켓과 배민은 왜 경쟁관계일까?). A씨가 비즈프로필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소비자 간 소통과 유대 형성 때문이다.

신림동 ‘윤씨네 즉석두부’ 비즈프로필 메인 캡처(인터뷰와는 무관한 예시입니다)

A씨는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을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전용 SNS처럼 활용한다. 우리 가게의 목표는 전국 단위의 맛집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이 꾸준히 찾아주는 가게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벤트 소식을 알리고, 쿠폰을 발행하고, 영업 준비 과정 등을 공유하는 등 소통하고 있다. 이 게시물에 한 번이라도 노출된 상품들이 더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는다. 문의는 당근 앱 내 채팅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에 고객별 상담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③ 인스타그램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점주 B씨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한다. 흔히 말하는 ‘인스타감성’의 게시물들을 중심으로 매장 내부 인테리어와 상품 등을 홍보하고 있다. B씨는 “인스타 쇼핑 기능을 통해 메뉴를 홍보하고, 웹사이트 연결와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관련 문의를 받고 있다. 기존에는 웹사이트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연결했는데, 최근 스마트플레이스나 당근마켓 비즈프로필로 변경하는 방식을 기획 중이다. 택배가 아닌 당일 배송 모델을 시험해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자사몰로 연결하는 육가공 전문점 메종조(인터뷰와는 무관한 예시입니다)

이어 B씨는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전국 단위 경쟁을 했을 때 자사 제품이 큰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다”라고 자평했다. “반면 동네 단골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일정 범위 내 배달을 시도해보려 한다. 당일 받은 주문을 정리해 배달하기에 어떤 솔루션이 더 편리할지 실험 중이다. 다행히 네이버와 당근마켓, 인스타그램 모두 타 서비스 페이지 링크를 삽입해 운영하기 편리해 서로 간에 다양한 형태로 연결해보는 중”이라 소개했다.

결제, ‘제로페이’의 반격

이런 의문이 생긴다. “아무리 그래도 소비자 유입 측면에서 배달앱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배달’하면 자연스럽게 배달앱이 떠오르고, 이제 조리음식 외에 식료품들까지 퀵커머스라는 이름으로 배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인터뷰에 응한 소상공인들은 “결제에서 차별화할 수 있기에 동네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예상치 못하게도 ‘제로페이’였다.

소상공인들이 배달앱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원활한 결제를 꼽을 수 있다. 배달 업무가 완전히 외주화 된 상태에서 고객 결제와 향후 정산 과정을 디지털화해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각 배달앱들이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달앱에서 뛰쳐나오려면 이 결제를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판매자의 정산이 원활해야 한다. 이를 제로페이를 활용해 해결한다는 설명이다.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을 사용하면 모든 결제에서 10% 할인을 받는 것과 같다.

정육점을 운영 중인 C씨는 “제로페이 QR 이미지만 가지고 있다면 대면·비대면 결제 모두 가능하다. 배달 주문 설명란에 제로페이 결제 방식과 QR 이미지를 제공하면, 고객은 제로페이 앱 내 기능인 QR 이미지 불러오기를 통해 주문한 자리에서 결제할 수 있다. 제로페이는 결제 즉시 판매자 계좌로 입금되는 형태이기에 결제 확인도 바로 가능하다. 대면 결제는 소비자와 만나 스마트폰 이미지를 제시하면 그 자리에서 스캔해 결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로페이 사용률이 그렇게 높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터뷰에 응한 소상공인들은 “제로페이의 계좌결제 기능이 아니라, 모바일상품권 사용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 약 2조8000억원 중 상품권 결제금액은 약 1조3800억원으로 전체 결제금액의 78.7%를 차지했다.

모바일상품권은 원하는 금액보다 1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온누리상품권과 지역별 상품권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1만원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9000원만 지불하면 된다. 이 상품권으로 2만원어치 삼겹살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2000원 할인을 받는 셈이다. 경기도 공공앱 ‘배달특급’의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어난 이유도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제로페이는 소비자에게는 10% 할인 효과를, 판매자에게는 수수료 0% 혜택을 제공하며 로컬 커머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로컬 플랫폼 당근마켓과 궁합이 좋아 지역 간 상품권 교환을 원한다는 게시글도 활발한 모습이다. 소상공인들의 설명대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유인책”이기 때문에 “가게별 QR 이미지를 온라인으로 공유하거나 직접 오프라인으로 들고 다니는 등 다양한 응용법이 개발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

배달, 다시 떠오르는 ‘직배’

소상공인들과 배달대행업계에서 사용하는 ‘직배’라는 표현은 ‘직접 배달’의 준말이다. “배달료 아까우면 직배하시던가”라는 댓글은 배달료 상승에 소상공인들이 괴로워한다는 기사 등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가게 주인이 직접 배달하거나 배달직원을 고용해 운영하라는 의미다.

A씨는 실제 ‘배달료 아까워서 직배하는’ 사장님이다. 음식점 겸 식자재 판매점이라는 가게 특성을 살려 식사시간에는 홀 업무에 집중하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배달 업무를 수행한다. A씨는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을 통해 배달 서비스 거리별 요금표를 제시하고 있다. 배달료 책정에 있어 배달앱의 요금표를 따라가되, 이보다 500~1000원 정도 저렴하게 제공하는 중이다. 우선 배달앱이 관련 기준을 잘 세워줬기에 참고할 수 있었고, 고객들은 이미 배달료 발생이 당연한 상황에서 기존 배달앱보다는 저렴하니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코미디언 정준하씨도 코로나19로 인한 매장 운영 어려움으로 인해 ‘직배’를 선택하기도 했다. (사진: 정준하 인스타그램 캡처)

배달 서비스 리드타임에 관해서는 “배달은 조리 음식이 아닌 식자재와 밀키트만 제공한다.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5시 전에 배달받을 수 있다. 배달 물량을 한 번에 묶어 다마스를 활용해 배달한다. 마트 배달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른 업종의 사장님들은 각자 운영 방식에 따라 주문 별로 직접 오토바이 배달을 수행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직배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게들이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배달 서비스 운영 방식을 기획할 수 있다는 점과, 배달료 자체가 수익이 된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제로페이만 있으면 별도로 휴대용 카드리더기를 구매하거나, 카드사 결제 수수료를 지불할 일이 없다. 향후 배달 물량이 더 늘어난다면 정해진 시간에만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가게만의 ‘충성고객’ 만들 것

인터뷰에 응한 소상공인들은 “다시 우리 가게만의 단골들을 늘려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위 사례처럼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조합해 새롭게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한편, 각자 개별 채널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쉽지 않았던 쿠폰발행, 선착순 할인 이벤트, 리뷰 이벤트 등도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CS와 관련해 배달앱 고객 센터, 배달 라이더 등 서로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직접 대응할 수 있어 좋다. 실수에 대한 책임소재도 명확하고, 이에 대한 고객 보상도 확실히 해드릴 수 있다”라는 반응이다. 이처럼 소상공인들 스스로 독자적인 로컬커머스 환경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배달앱, 공공배달앱, 배달대행사 등 기존 플레이어들이 수수료와 수익성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역시 지켜볼 만한 부분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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