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패션 플랫폼 서비스 기업 ‘딜리셔스’가 설립 10주년을 맞이하여 기자 간담회를 통해 시리즈 C 투자 유치 소식과 신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딜리셔스는 스톤브릿지벤처스, 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사 13개 기관으로부터 5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총 795억 원이다. 신사업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발표했다. 첫 진출 대상은 일본이다.

2011년 설립된 딜리셔스는 동대문 패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최초로 시도했다고 평가받는다. 동대문은 반경 10km 내에서 디자인부터 제작, 유통까지 모두 긴밀하게 이뤄져 3일 만에 신상품이 제작되는 패션 클러스터다. 그러나 50년 넘게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사입삼촌*을 통한 상품 구매, 수기 장부, 현금 결제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거래됐다. 이에 딜리셔스는 도소매 거래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주는 플랫폼 및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매 의류 주문과 배송을 대행하는 사람

기자간담회 무대에 선 장홍석 딜리셔스 대표

동대문 패션 플랫폼 신상마켓 & 딜리버드

딜리셔스가 2013년 론칭한 ‘신상마켓’은 동대문 패션 도매상과 소매상을 연결해주는 B2B 플랫폼이다. 소매상들은 신상마켓에 매일 약 3만개의 신상품을 올리는 도매상들로부터 원하는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딜리셔스에 따르면 “신상마켓 가입한 후 활발하게 거래 중인 도매 매장은 약 1만1000개로, 이는 동대문 전체 도매 매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다. 활성화된 소매 매장은 12만 개이며, 재방문율은 도매 사업자 93%, 소매 사업자 90%를 기록하고 있다. 신상마켓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거래는 2만4000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상마켓은 도·매 사업자를 대상으로 거래처 관리, 상품 등록 및 마케팅, 재고 관리, 주문 관리, 상품 포장과 발송, 계산서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소매 사업자는 거래처 관리와 상품 탐색, 사입 대행, 결제 증빙 자료 제공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간편결제 시스템 ‘신상페이’를 통한 사입 증빙 처리와 적립금 혜택, 도소매 사업자 간 상품 상담 채팅 기능 ‘신상톡’, 다품종 소량 구매를 동대문 방문 없이 대행해주는 ‘신상배송’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2021년 2월 론칭한 ‘딜리버드’는 도매 사업자와 소매 사업자, 고객을 한 번에 연결해주는 B2B2C 풀필먼트 서비스다. 동대문 창신동에 2800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며 의류 사입과 검수, 재고관리, 고객 직배송 등 과정을 대행한다.

딜리버드는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사입 요청 단계에서는 소매 업자가 밤 10시 이전 사입을 요청하고, 결제 완료 시 당일 사입을 진행한다. ▲사입 현황 단계에서는 딜리버드 측이 밤 10시부터 사입 담당자를 배정하고, 다음날 낮 12시 이전 결과를 업데이트한다. ▲배송 요청 단계에서는 평일 오후 4시(토요일 오후 1시) 전 소매의 배송요청 시 당일 출고를 진행한다. ▲배송 현황 단계에서는 딜리버드 측이 배송 상태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반품이나 회수 요청 건의 상태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용 요금 결제는 소매 사업자가 이용 내달 5일에 가상계좌나 무통장입금 등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딜리셔스 측은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2021년 한 해 거래액 57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6% 증가한 숫자로, 딜리셔스 설립 이래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딜리버드 역시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1년 거래액이 전년 대비 900% 성장했다”라고 밝혔다.


 

같은 네이버 연합 소속 ‘브랜디’와는 다른 길

딜리셔스와 네이버의 만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해 3월 네이버는 딜리셔스에 75억원 규모의 단독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딜리버드 서비스는 지난해 7월에 출범한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NFA, Naver Fulfillment Alliance)과 함께하는 중이다. 딜리셔스의 글로벌 진출 첫 대상이 일본인 것도 네이버와 관련있다. 지난해 10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일본판 스마트스토어 ‘마이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동대문 패션의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딜리셔스 측은 “일본 시장은 국내 대비 10배 큰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직 일본 패션 시장에는 동대문과 같은 생산 및 유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 소매 사업자들을 위한 플랫폼 등의 도구가 없어 의류를 소싱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진출하기에 알맞다. 하반기부터 일본 패션 소매 사업자들을 확보해 육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일본 등 글로벌에서도 플랫폼만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풀필먼트 시설을 확충해 크로스보더 물류까지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앞서 일본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네이버 연합의 또 다른 멤버 ‘브랜디’와는 또 다른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디의 경우 직접 사입한 의류를 입점 셀러를 통해 판매한 뒤 9~13%의 수수료를 분배해주는 방식의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현지 자사몰 구축과 배송 파트너 계약을 통해 일본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한 상태다.

반면 딜리셔스의 신상마켓과 딜리버드는 직접 의류를 사입하는 모델이 아니며, 물류로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플랫폼 신상마켓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에 신상마켓을 현지 언어로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앱으로 론칭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또 마이스마트스토어 의류 판매자들이 딜리버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양사가 어떤 형태로 현지 진출과 경쟁을 이어갈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