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분야의 시장성은 최근 특허 출원 상황으로 봤을 때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 상황을 보면 AI 의료기기는 기존 제조업과 별개의 독립형 소프트웨어(SW)로 로열티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야라는 주장이다.

현신특허법률사무소 정부연 변리사는 대한의료정보학회가 28일 개최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특허동향’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현재 전세계 AI 의료기기 특허 출원 단계는 태동, 성장, 성숙, 쇠퇴, 회북 중 성장기에 있다. 성장기는 출원인수와 출원건수가 늘어나고 해당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정부연 변리사는 “특허라는 것은 반드시 시장 경제와 맞물려있다. 굉장히 상업성을 크게 가지고 있는 기술로 판단되면 급격히 특허 출원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단계를 더 밟아나가면 누군가는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고 여기에 맞춰서 개발을 해야 하는 표준 이슈가 나올 것이다. 이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 원천 기술과 원천 특허를 개발하는 것이 성장기에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AI 기반 의료기기 기술 관련 특허 동향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 일본과 미국에서 먼저 특허 출원이 시작됐다. 2013년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미국과 한국에서 특허 출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2019년에 출원된 AI 기반 의료기기 특허의 소속 국가는 미국 38%(1141건), 한국 36%(1076건), 일본 16%(490건), 유럽 10%(289건)다.

주요 시장국별 특허 출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내국인의 특허 비중이 높다. 한국은 내국인 특허 출원 비중이 91%, 미국은 64%다.

한국의 높은 내국인 비중에 대해 정부연 변리사는 “미국, 유럽 기업에서 한국 시장 석권을 위해 우리나라에 특허 출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가 전세계 시장 석권한 기업을 보유한 산업 분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내외국인 특허 출원 비중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정 변리사는 “경제 관점에서 세계 1위는 중국일 수 있지만 특허 관점에서 1위는 미국이다. 미국 특허 출원이 과연 내국 혹은 외국 중심인가는 산업이 어떤 포지션에 있는지를 설명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 특허 출원 상황을 보면 내국 비중이 높다. 이는 단순 제조업에 해당하는 산업 기반이 아니라 플랫폼이나 독립형 SW로 만들었을 때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서 로열티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종류의 산업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세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와 결과물에 초점 둬야

AI 의료기기 특허를 신청할 때 속도 이외 내용도 중요하다는 것이 정부연 변리사의 주장이다. 특히 세부 알고리즘 보다는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변리사는 “세부적인 학습 알고리즘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최종적으로 얻는 결과가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시되는지, 기록상으로 어떤 정보를 가지고 생성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특허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SW 분야라고 하면 엔지니어들이 많아 SW 알고리즘에 포커스를 맞춘다. 알고리즘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 계산, 산출하는지는 특허 내 하위 개념으로 들어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개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세부적인 프로그램 로직보다는 어디서 입력이 주어지고 최종적으로 결과물이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 원천적인 특허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서 패밀리 출원 뒤 미국 진출 추천

특허를 빨리 받는 것이 오히려 후발 특허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정부연 변리사는 “대부분 빠르게 특허 받는 것을 중시하다보니 기술 개발 시 우선 심사를 해서 바로 등록을 받아버린다. 이렇게 하면 빠르면 3개월 늦으면 6개월, 1년 사이 기간이 걸린다. 중요한 것은 특허가 등록 공개된 다음 놓친 부분을 개량해서 출원할 때 선행 특허가 장애물이 되는 경우 있다”고 말했다.

먼저 낸 특허에 대한 진보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후발 특허가 거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발 특허는 세부적으로 고도화된 포인트만 잘 살려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연 변리사가 추천하는 방법은 비교적 값이 저렴한 한국에서 여러 특허를 고도화, 그룹핑해 패밀리특허를 만드는 것이다. 이후 최초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통합적으로 재작성해서 해외 특허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AI 의료기기와 같은 SW 분야의 경우 다른 국가가 아닌 미국이 특허를 출원하기에 좋다. 정부연 변리사는 “유럽은 전제 자체가 SW 특허를 안 주려고 한다. 특히 응용 SW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특허로 권리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에 추천하지 않는다. 중국과 일본도 SW, IT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특허를 잘 개량해서 최초 출원 1년 이내에 미국 출원 등록을 받으면 등록 후 7년 이내에 매수 제안이 온다. 이 특허가 기업들에 이전이 되면 전세계 유명 기업들에 특허 권리를 행사하고 이에 대한 로열티를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 이런 모델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수익을 창출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