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던 공인인증서, 사용률이 80%가 넘는다고?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폐지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전체 인증서 중에서 공동인증서의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공동인증서가 만료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간편인증서의 사용률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24에서 공동인증서 사용률(23일 기준)은 84.5%로 집계됐다. 1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집중 기간이다. 즉, 현재까지 많은 사용자들이 정부24에서 간편인증서보다 공동인증서를 더 많이 쓴다는 이야기다.

국세청의 집계에서도 공동인증서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체 인증서 사용률 가운데 공동인증서의 비중은 약 45%로 확인됐다. 다만, 행안부의 집계보다 공동인증서의 비중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동인증서의 사용 비율이 높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동인증서의 비중은 서서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행안부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동인증서의 사용률이 80%가 넘는다”며 “더 지켜봐야하지만 아직까지 공동인증서 사용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 12월,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공동인증서의 독점적인 지위가 폐지됐다. 그동안 보안 취약, 설치의 번거로움 등으로 공동인증서의 사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수렴,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제정되고 시행됐다.

이로써 카카오나 페이코 등의 간편인증서도 전자서명인증사업자의 자격을 취득해 공동인증서와 같은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간편인증서는 공인인증서처럼 추가 보안 프로그램 등을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되며 모바일과 연계한 간단한 인증이 특징이다.

간편인증서는 작년 1월부터 국세청이나 정부24 등에 투입됐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를 포함해 카카오, KB국민은행, 삼성 패스, 통신사 패스, 페이코의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는 신한은행과 네이버가 추가되어 총 7종의 간편인증이 탑재됐다.

지난해 연말정산부터 본격적으로 간편인증서가 투입된 가운데, 당시 일각에서는 공동인증서보다 간편인증서의 사용률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예상보다 공동인증서의 사용률이 높은 결과가 나오자 업계에서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먼저, 공공 부문에 간편인증서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사용자들이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아 아직까지 간편인증서의 사용률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전자서명인증사업자 관계자는 “간편인증서 도입 초기인만큼 공동인증서와의 격차는 어느정도 예상했다”며 “20년 넘게 고착화된 사용 습관을 1~2년 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작년에는 발급된 공동인증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았을 것 같다”며 “인증서 사용 기간이 만료(1년)된 이후에는 간편인증서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약 1년 동안 간편인증서가 업계 시장점유율 20%에서 최대 40% 정도 차지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전자서명인증사업자 관계자는 “짧은 시간 동안 이 정도의 점유율을 보인 것은 성장세가 꽤 높은 것”이라며 “아무래도 사용자들이 익숙한 것을 쓰려는 경향이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봤을 땐 공동인증서 수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자서명인증사업자 관계자는 “내부에서 파악한 결과, 연말정산 간편인증 사용률이 점차 올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간편인증서의 사용률이 급증하는 시기가 올해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 인증서 업체 관계자는 “작년에 공동인증서를 받은 사용자들의 경우 곧 만료가 되는 만큼, 올해부터 빠르게 공공에서 간편인증 성장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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