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대시 “음식점도 자사몰이 필요하다”

푸드대시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자사몰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판매도 힘든데 웬 자사몰인가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관련해 푸드대시는 “사장님들에게도 ‘내 고객’이 생기면 가게 운영이 다시 재미있어질 것”이라 말한다. 내 고객이 누구이고, 무엇을, 어떻게 구매하는지 알면 동네 맛집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에 처음의 설렘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드대시는 특이하게도 고객인 음식점 점주가 직접 고객 데이터를 수집·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음식배달·식품판매·식당예약 등 관련 플랫폼들이 고객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고객센터 운영 또한 대행하면서 점주와 고객과 사이 접점을 만들지 않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를 통해 푸드대시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푸드대시는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려 할까? 김홍균 푸드대시 공동대표와 만나 직접 들어봤다.

푸드대시와 협력해 자사몰을 운영하고 있는 ‘홀드미커피’

창업 배경은?

푸드대시 창업 전 F&B를 포함해 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에서 창업과 투자 경험을 가졌다. 현재 푸드대시에서 함께하고 있는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음식을 정말 좋아해 지역별 숨은 맛집들을 꿰고 있는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별 맛집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점주들이 투자를 잘 받으려 하지도 않고, 받은 투자금을 쓰지도 않는 것이다. 여기서 왜 그럴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F&B 시장은 오랜 시간 ‘내 고객’이란 개념이 희박했다. IT 시장만 보더라도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들이 ‘우리 사용자는 00명입니다’를 주요 경쟁력으로 삼는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도 받고, 신사업도 추진한다. 그런데 F&B 시장은 그렇지 못했다. 내 고객 관련 데이터가 없기에 확장, 이전, 2호점 오픈 등을 감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푸드대시는 음식점에게도 내 고객을 만들어주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왜 자사몰이 해결책인지?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음식배달·식품판매·식당예약 등 플랫폼에 입점해있다. 그리고 해당 플랫폼들은 구매자 정보를 음식점과 공유하지 않는다. 플랫폼 회원으로서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타사 제품 추천, PB 상품 판매 등에 활용한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어떤 고객이 왜 우리 메뉴를 구매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실제 점주들의 가장 큰 열망 중 하나는 “내 고객 예약을 직접 받고 싶다”라는 것이나,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방법이 없었다.

푸드대시 솔루션을 사용하는 모 점주는 “지난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적자가 났었다”고 말하고, 또 다른 점주는 “배달 주문이 쏟아질수록 일은 많아지고, 음식 질은 떨어지기에 불안함만 커졌다”라고 말한다. 플랫폼 수수료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원적으로 내 고객에 대한 정보 분석과 대응이 불가능하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익명의 플랫폼 고객이 아닌, 내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리뷰 수집·마케팅·신메뉴 개발이 이뤄져야 가게도 발전할 수 있다.

관련해 점주들도 공감하는지?

푸드대시와 협력하는 점주들은 “그간의 막연한 어려움들이 ‘내 고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조금씩 해결된다”라고 느끼고 있다. 많은 사장님들이 착각하는 것이 ‘플랫폼이 내 물건을 팔아 준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플랫폼은 회원들이 원하는 상품을 소싱해 제공하는 데 총력을 다할 뿐이란 걸 알 수 있다. 내 제품 자체를 분석해 장단점을 도출하고, 이를 보완하고, 판매 촉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아니다. 이는 철저히 점주가 해야 할 몫이다.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가 ‘내 고객’이다.

푸드대시 솔루션 영업 가운데 ‘스타벅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는 한다. 오직 자체 판로만을 고집하는 스타벅스는 전용 앱을 기반으로 각종 이벤트를 지속하는데, 이는 모두 회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단기간에 커피 판매량을 늘리거나, 남은 재고를 털어버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기엔 오히려 손해다. 이 회원 관련 지표가 스타벅스의 기업 가치와 성장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처럼 음식점들도 내 고객에 집중해야 지속성과 성장성을 가져갈 수 있다.

최근 크로플로 100억 매출을 달성한 업체와 함께 해당 업체 전용앱을 출시했다. 점주가 기획한 ‘내 고객을 위한 기능’을 모아 제작했으며, 자사 브랜딩을 위한 요소들을 앞으로도 함께 늘려갈 계획이다. 이미 타 플랫폼에도 입점한 업체이지만, 플랫폼은 신규 회원을 늘리는 마케팅 요소로 활용할 계획이라 한다. 자사몰을 운영한다고 해서 다른 판로를 포기하는 전략이 아니다. 내 고객을 핵심으로 삼으면 여러 판매 방식을 단일 전략 아래 통합할 수 있다.

‘회원이 늘면 매출이 는다’라는 간단한 공식을 직접 체험한 고객사들은 지금도 자사몰 내에서 메뉴 변경, 신메뉴 출시, 새로운 기능 추가 등 자유로운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이 사례들이 향후 점주들을 대상으로 가장 강력한 공감 요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음식점이 온라인 판매를 부담스러워한다면?

푸드대시는 ‘오프라인 레스토랑의 온·오프라인 통합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즉, 반드시 온라인에서 판매가 일어날 필요는 없다. 오직 오프라인 매장 운영만 하면서도, 온라인 솔루션을 통해 회원 모집과 관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게 오픈 전부터 긴 줄이 이어지는 식당이 있다고 하자. 점주는 이 많은 고객들이 왜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지에 대해 ‘우리 집 음식이 맛있구나’라는 짐작 외에는 구체적으로 알 방법이 없다. 장시간 대기까지 감수하는 충성 고객들인데도 말이다. 이들을 내 고객이자 회원으로 만들 체험요소를 온라인으로 제공할 수 있다. 선착순 예약, 사전 주문, 설문 이벤트, 대기자 이벤트 등으로 말이다. 내 고객 확보에 반드시 온라인 판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어떤 서비스를 제공 중인지

기본적으로 웹과 앱 기반 자사몰을 운영할 수 있다. 회원가입을 기본으로 하며, 여기서 생성되는 고객 정보는 모두 점주들이 확인할 수 있다. 자사몰에서는 주문, 결제, 배송 등 필요한 서비스를 붙일 수 있다. 현재 협력사와 함께 서울지역 당일배송, 지정시간배송을 제공 중이다. 이외에도 가게 POS 연동, 매장 테이블 예약, 선물하기 등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다. 근거리 배달을 위한 단기 인력 고용 및 전기자전거 통합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점주의 니즈에 맞춰 커스텀 기능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객 항의나 환불 등 이슈가 발생한다면?

푸드대시는 음식점, 협력사 등과 함께 각자의 비즈니스에 맞는 약관을 공동으로 수립한다. 플랫폼에서 정한 약관을 음식점이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수익 모델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다. 물류나 배달 등 추가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으나, 점주의 선택 사항으로 남길 계획이다. 가게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IT 본업에 충실하고자 한다.  점주들이 브랜드 형성과 함께 성장하면 자연스레 푸드대시의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이기에 조용히 브랜드 발굴과 고객 맞춤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푸드대시의 향후 목표는?

모든 F&B 브랜드들이 자사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고, 내 고객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음식점들이 온라인 화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이 음식점을 이용하듯, 음식점들도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단계에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 이미 푸드대시의 고객사들은 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메뉴에 역량 집중, 계획 생산, 신메뉴 개발, 전용앱 개발 등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동네 맛집이 1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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