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새롭게 힘쏟고 있는 헬스케어 사업

국내 IT 대기업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 소식이 연달아 들려오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3~4월 중에 자사 디지털 기술을 대거 접목한 사내 병원을 공식 오픈한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12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전담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했다.

IT 대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시작은 2018년부터

국내 IT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는 2019년, 카카오는 2018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2월 네이버는 대웅제약, 분당서울대병원과 의료·보건 빅데이터 활용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 해 3월에는 대웅제약과 합작기업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했다. 다나아데이터는 의료·보건 분야 빅데이터 수집, 분석, 처리 등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네이버의 관계사 라인도 2019년 1월 의료전문 플랫폼업체 M3와 합작법인(JV) ‘라인헬스케어’를 일본 도쿄에 설립했다. 라인헬스케어는 2019년 2월부터 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첫 소식은 약 4년 전 전해졌다. 카카오는 2018년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JV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카카오의 투자전문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12월 연세의료원과 JV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세웠다. 당시 연세의료원은 650만 환자의 의료 데이터 사용권과 의료 정보 시스템 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기로 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의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제작 등 기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나군호 교수(오른쪽)와 황희 교수

양사 헬스케어 사업을 이끄는 리더는 누구

네이버는 2020년 12월 헬스케어연구소 설립 후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1967년생인 나군호 교수는 로봇수술 권위자이자 비뇨의학과 전문의다. 1992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 후 세브란스병원에서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했다. 나 교수는 2005년 국내 최초로 미국 수술로봇 다빈치를 도입한 주역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그는 로봇수술 훈련센터를 만들어 초대 소장을 지냈다.

카카오는 2021년 12월 헬스케어 CIC 설립 후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대표로 내정했다.

1969년생인 황 교수는 1996년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후 모교에서 2019년 3월까지 교수로 지냈다. 그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겸 이지케어텍 부사장이다. 2011년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정보센터장직을 맡으면서 해외 병원과 디지털 병원 사업을 진행했다.

카카오벤처스는 2021년 3월 김치원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파트너 심사역(상무)으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후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다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의료관리학과 임상 조교수로 재직하며 삼성그룹 계열사 대상 헬스케어 사업 자문을 제공한 바 있다.

네이버 신사옥 예상 모습

최근 동향은? 사내병원부터 헬스케어 CIC, 신약 개발까지

네이버가 추진 중인 자사 최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으로 사내 병원을 꼽을 수 있다. 네이버는 올해 완공되는 제2 사옥에 661㎡(약 200평) 규모의 사내병원을 개설해 직원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제2 사옥은 경기 성남시 정자동의 현 사옥 인근에 건축되고 있다. 병원 공식 오픈은 오는 3, 4월 중에 진행한다.

네이버 사내 병원에는 AI 개발 사업 CIC 클로바의 AI 기술이 적용될 계획이다. 의료진이 판단한 내용을 음성인식 기술로 변환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을 작성하는 식이다.

클라우드 기반 페이퍼리스(paperless) 병원을 만드는 것 또한 핵심 목표다. 진료 관련 모든 알람, 예약, 설문 등을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진행한다.

별도의 예진, 문진이 필요치 않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기 전 주 호소증상과 문진 내용 상당 부분이 EMR에 입력된다.

카카오는 작년 12월 헬스케어 CIC를 설립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더욱 가속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헬스케어 CIC는 카카오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한다.

카카오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 주기별 건강 관리와 스마트 의료와 같은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관련 스타트업, 기관들과도 협력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초거대 AI 등 카카오 내 AI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서는 AI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카카오브레인은 신약 개발 AI 스타트업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갤럭스가 보유한 신약 설계 기술과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술을 합쳐 알파폴드2와 같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브레인의 신약 개발 발표 내용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대상 투자에 집중

네이버는 EMR 전문업체 이지케어텍과 함께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지분투자 논의를 진행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투자금 300억원으로 이지케어텍 지분 10%를 갖게 될 것이라 전망하는 상황. 계약이 성사되면 네이버는 이지케이텍의 2대 주주가 된다.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서울대병원 전산팀에서 분사, 설립한 EMR 전문 업체다. EMR은 환자 증상, 치료, 시술, 약 처방 등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네이버는 이지케어텍과 함께 EMR을 클라우드로 서비스하는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2021년 11월 의료 빅데이터 업체 휴먼스케이프와 투자 계약을 맺었다. 신주 발행으로 카카오가 휴먼스케이프 지분 20%를 확보하고 최대 주주에 올랐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 레어노트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레어노트는 환자들로부터 유전체 정보를 받고 이들이 건강 상태를 꾸준히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원본과 보안을 유지하면서 모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레어노트의 강점이다. 해당 기술을 통해 향후 카카오는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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