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신사업, ‘오프라인’ 얼굴인증

요즘 웬만한 은행들은 인증 서비스를 하나씩 갖고 있다. 자사 모바일 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처음 로그인할 때 인증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면 서비스 가입이나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에게 인증을 쉽고 간편하게 제공하기 위해 금융사들은 자사 모바일 뱅킹과 연동이 잘 되는 인증서를 직접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금융사들의 온라인 인증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최근 ‘오프라인’ 인증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다. 하나은행은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얼굴인증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얼굴인식 기업 메사쿠어컴퍼니와 바이오인식 보안 기업 슈프리마, 바이오인증 전자서명 기업 시큐센과 제휴를 맺었다. 은행이 오프라인 얼굴인증이라니. 하나은행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우선 이번 사업은 하나은행의 비금융 신사업 일환이다. 작년 7월 꾸려진 전자서명인증 태스크포스팀(TFT)에서 맡고 있다. 하나은행은 얼굴인증 시스템 기반의 출입·출결 관리, 무인 결제, 체온 측정 등의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박성선 전자서명인증 TFT 박성선 팀장은 “하나은행에 등록된 얼굴인증 정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얼굴인증 시스템을 통해 출입·출결 관리, 무인 결제 등의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는 하나은행의 얼굴인증 시스템으로 내외부인 출입 관리를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출결 관리가 가능하다. 출입, 출결 관리 시스템의 경우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정보를 한 번만 등록하면 된다. 하나은행이 고객 얼굴인증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고 같은 서버에 DB를 저장하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곳 어디에서든 고객은 새롭게 정보 등록을 할 필요가 없다.

박성선 팀장은 “서버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DB 매칭을 통해 일치 여부를 알려주고, 사용자 DB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미지 알고리즘은 메사쿠어 컴퍼니, 이미지 촬영은 슈프리마, 바이오 인증 관련 데이터 연동은 시큐센이 맡는다”고 말했다.

나아가서 하나은행은 24시간 무인 편의점을 공략할 계획이다. 직원이 없는 시간에는 얼굴인증 시스템이 보안관 역할을 한다. 고객이 얼굴인증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나아가 시스템에 결제 수단을 붙여, 무인 편의점을 위한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체온측정 기능도 붙일 예정이다.

유독 하나은행이 얼굴인증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박성선 팀장은 “자신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8월 얼굴인증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은행은 지금까지 약 250만개에서 300만개의 얼굴인증 정보를 확보했다. 신사업을 고민하던 하나은행은 확보한 얼굴인증 DB를 활용할 경우 인증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성선 팀장은 “인증 서비스는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했다”며 “고민 끝에 약 1~2년간 자체적으로 얼굴인증 서비스를 해 쌓아온 기술과 인프라, 보유 DB를 활용하기로 결정, 그 중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통해 오프라인 인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얼굴인증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서비스 지연(레이턴시) 문제다. 특히 출입 시스템의 경우 조금이라도 지연될 경우 사용자가 고장이나 오류로 인식할 수 있어, 서비스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한다. 하나은행과 제휴 업체들은 지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오인식률 줄이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얼굴인증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해 기업(출결관리), 편의점(무인 서비스)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안으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다만, 시스템 공식 상용화까지는 약 1~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성선 팀장은 “얼굴인증 기술은 온오프라인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고 비금융, 금융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며 “현재 상용화를 위해 몇몇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어, 빠르면 올 상반기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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