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도 카드 만들 수 있다고?…카뱅·토스의 전략

#초등학생 때만 해도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면 항상 지폐나 동전 등 실물화폐를 주셨다. 덕분에 꼬깃꼬깃 접은 지폐나 걸을 때마다 짤랑 짤랑 거리는 동전은 항상 주머니 속에 담겨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8살이 카드를 들고 다닌다. 부모님 명의가 아니라 자신의 명의로 된 카드로 폼나게 문방구나 매점에서 간식을 사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년 12월 토스가 선보인 선불카드(이하 카드)는 전통 금융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무려 만 7세부터 만 16세까지 발급받고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놨다. 일명 ‘토스 유스카드’로 보호자의 동의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일찌감치 10대 전용상품을 내놓은 카카오뱅크를 뒤쫓는 상황에서 다시 한발 늦은 격이 됐다.

금융사들이 본격적으로 10대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카카오뱅크가 10대 전용 상품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지난 2020년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금융 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선보였다. 만 14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은행계좌가 거의 없는 10대들을 겨냥한 전용 금융 서비스라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고, 온오프라인 결제나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 결과, 약 1년 만에 미니의 가입 고객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10대를 겨냥한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나름의 로드맵이 있다. 지금까지 10대 고객이 미니를 통해 이체, 결제 등 1차적인 금융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면, 2차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저금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작년 10월 선보인 ‘26일 저금’이 해당된다.

카카오뱅크가 공격적으로 미니 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10대 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부터 카카오뱅크에 익숙해지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도 카카오뱅크를 사용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주거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이런 바람은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이미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입 최소 연령인 만 14세 미만 고객의 가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미니 가입 고객의 60% 이상이 만 14세로 나타났다. 즉, 가입할 수 있는 연령대가 되면 곧바로 서비스를 이용,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결과는 금융사들이 카카오뱅크 미니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니 고객 중 입출금 계좌 개설이 가능한 연령이 됐을 때 계좌 개설 전환 고객 비율은 약 90% 수준”이라며 “미니 서비스를 경험한 청소년들은 금융생활에 카카오뱅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의 10대 전용 카드 ‘유스카드’ 이미지

토스는 카카오뱅크보다 고객 연령을 더 낮췄다. 카카오뱅크가 만 14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면, 토스는 연령대를 대폭 낮춘 만 7세에서 만 17세를 공략했다.

토스에서는 이미 10대 고객을 어느 정도(전체 비중 가운데 약 7%) 확보한 상태에서 기존보다 고객 연령대를 낮췄다. 카카오뱅크처럼 토스도 고객이 일찍 토스를 접하면, 경제활동 인구가 됐을 때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가 전국민이 쓰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유스카드를 시작으로, 토스가 아이들의 생애 첫 금융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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