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출 1.2억원”, ‘위드 티몬’은 계속될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장윤석 티몬 대표는 티몬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 간담회를 통해 “커머스 생태계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스토리 중심의 ‘관계형 커머스’를 추구할 것”이라 밝혔다. 티몬이 가진 커머스 자산에 본인의 콘텐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결합해 티몬만의 이커머스 3.0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티몬은 기존 매출액 중심이 아닌, CPA(Cost per action, 설치·구매·구독자 획득 등 반응제 비용) 개념을 강조하는 등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현재 티비온을 통해 연예인, 유튜버, 인플루언서와 함께 라이브커머스에 토크쇼를 접목하는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별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직접 기획·제작한 웹예능도 제공 중이다.

‘위드 티몬’으로 본 가능성

그중에서도 지난 12월 처음 선보인 인플루언서와의 공동 상품 기획 콘텐츠 ‘위드 티몬(with TMON)’ 유튜버 정육왕편이 오픈 첫날 매출 1억2000만원을 달성하며 즉시 매진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배송 지연 등에 시달렸다는 소식이다. 티몬 측에 따르면 “위드 티몬 정육왕 한우 상품은 출시 3주동안 판매 5500개 누적 매출 3억원을 달성했다. 현재도 매일 한정수량으로만 판매하고 있으며, 꾸준히 고매출을 달성하는 중”이라 소개했다.

위드 티몬의 첫 콘텐츠인 ‘정육왕 한우 등심’

특히 위드 티몬 콘텐츠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약 90%가 신규 고객이었다는 점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는 티몬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59만명에 이르는 유튜버 정육왕의 구독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영상 조회수 또한 약 16만회를 기록하며 홍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버 정육왕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본인 유튜브 채널과 티몬 상품 판매 페이지에 공개했으며, 직접 라이브에도 출연해 상품을 소개했다.

주문 폭주의 비결은?

위드 티몬 정육왕 한우 상품의 물류를 담당한 모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물량이 쏟아져 나와 매우 당황스러우면서도, 콘텐츠의 힘이 이 정도구나 실감할 기회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티몬 상품 페이지 문의사항은 대부분 매진과 배송 관련 질문이었고, 정육왕 채널 공지사항 역시 배송 지연에 따른 안내 멘트일 정도였다.

유튜버 정육왕은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10여년 간 정육사 경력이 있는 육류 전문가다. 도축업자에게 필수인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육류와 고깃집 관련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모 육류업체의 잘못된 부위 표기를 고발해 구매자 환불을 이끌어내는 등 공익성에 초점을 맞춰 활동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판매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티몬 상품 판매 페이지에서 곧바로 정육왕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티몬과 정육왕, 그리고 육류업체가 협력한 콘텐츠는 한우 육가공장을 직접 방문해 상품 기획, 제조, 포장, 가격 산출 등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상품 개발 취지를 설명한 뒤에 작업장으로 이동해 상품화할 한우 등심 부위를 직접 다듬는다. 이 과정에서 정육왕은 “많은 한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부위가 들어있는 것”임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부위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 같은 등심을 알등심, 새우살등심, 살치살등심 등으로 세분화해 소비자 기호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정육왕과 육류업체 관계자들이 적당히 대립하는 모습을 담아 신뢰감을 더한다.

이어 티비온 라이브커머스에도 직접 출연한 정육왕은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판매까지의 스토리를 전했다. “부위별 특징과 함께 각 부위를 맛있게 요리하는 법 등을 소개함으로써 라이브 자체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는 것이 티몬 측 설명이다.

티몬이 ‘패싱’당하지 않으려면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플랫폼, 솔루션, 대행 서비스 등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라이브커머스 제작 대행 서비스 ‘문래라이브’를 본격화 했으며, 카카오도 개방형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에 18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50%를 확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티몬과 정육왕과의 협력 콘텐츠는 첫 시도로서 성공적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에 의존하게 되면 당연히 입점사는 자사몰 중심의 홍보 콘텐츠를 자체 기획하기 시작할 것이다. 굳이 오픈마켓을 거치지 않고, 콘텐츠 하단에 자사몰 판매 URL을 직접 공유해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즉, 입점사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티몬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몬이 공개한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 티몬은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입점 브랜드 간의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관련해 티몬은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에 주력하고 있다. 티몬 측은 “자체 제작한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은 누적 조회수 100만을 넘겼다. 참여 기업들의 편당 평균 매출 또한 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티몬은 앞으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협력 브랜드들의 성장을 도모할 것이다. 아프리카TV, 틱톡 등과 업무협약을 추진한 것도 커머스 크리에이터 육성 및 콘텐츠 커머스 강화를 위함이니 만큼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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