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2 리뷰] 유레카파크, 한국 스타트업이 점령…프랑스·일본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유레카파크(Eureka Park)는 전세계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유명하다.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서 열린 올해 CES 유레카파크에는 약 800개 스타트업이 부스를 열었다.

유레카파크에 가장 많은 기업 부스를 낸 국가는 한국. 우리나라는 총 292곳 기업이 유레카파크에 전시를 했다. 테마관 종류도 한국관, 서울관, K-스타트업관, KAIST관, POSTECH관, KIST관 등 6개가 넘었다.

유레카파크 참여 기업 수로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기업의 참여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해외 기업, 특히 미국의 참여 수가 줄었다. 재작년에 오프라인 이벤트로 진행했던 CES2020에는 전세계 약 1200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 때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 수는 2019년 대비 77% 증가한 200여개였다. 참여 기업 수가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이었고, 다음이 프랑스, 한국 순이었다.

CES2022에서 두 번째로 크게 부스를 연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관인 ‘라 프렌치 테크’는 유레카파크에 입장하자마자 장대한 규모로 펼쳐졌다. 참여 기업은 총 140곳. 여느 때처럼 프랑스를 상징하는 붉은 수탉 패널이 각 기업 부스 디자인으로 사용돼 규모가 큰 전시임에도 통일성을 보였다.

프랑스관 다음으로 눈길이 갔던 부스는 일본 스타트업이 모인 ‘J-스타트업’관이었다. 유레카파크에 전시 부스를 차린 일본 기업은 총 52곳이다. 특히 자국 강점인 애니매이션을 활용하거나 다도, 전통게임 켄다마와 같은 전통적인 주제를 디지털화한 제품들이 돋보였다.

6개 이상 테마관 운영한 한국…혁신상 성적 좋아

유레카파크 내 한국만큼 다양한 테마 부스를 연 국가는 없었다. KOTRA가 한국관, 서울시가 서울관, 중기부는 K-스타트업관, KAIST의 경우 KAIST관, KIST는 KIST관, POSTECH은 POSCO·RIST와 공동 전시관을 꾸몄다.

한국의 유레카파크 전시는 그간 ‘통일성이 떨어진다’, ‘파편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6개 이상 테마관을 운영한 것은 좋게 말하면 많은 기업·기관들이 참여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전시가 분산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러 테마관 중 디자인적으로 가장 통일감 있었던 부스는 서울관이었다. 서울관은 흰 배경 이외 특유의 디자인을 사용했다. 사업 분야별로 주황, 파랑 등 눈에 띄는 색을 부여해 관객에게 한 테마관에 있음을 분명히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기업들을 위한 IR(Investor Relations) 피칭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관에서는 클레온(KLleon) 제품에 눈이 갔다. 클레온은 올해 처음 참가하는 CES에서 혁신상 2개를 받았다. 혁신상 대상 제품은 카멜로(KAMELO)와 클링(KLling). 실시간 영상 공유 SNS 플랫폼인 카멜로에서는 별도의 촬영 없이 한 대상의 얼굴에 새로운 얼굴을 입히고 영상 속 대사를 바꿀 수 있다. 클링은 영상의 음성을 외국어로 자동 더빙한다.

K-스타트업관에 부스를 연 펫나우(Petnow)는 국내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최고 혁신상은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는 혁신상 중에서도 ‘최고’ 수준에 달하는 제품에 돌아간다. 올해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펫나우 3곳이다.

펫나우는 시각 인공지능(AI) 기술로 반려견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AI가 카메라를 통해 반려견 코무늬를 인식해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하고 서버에 정보를 보낸다.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를 반려견 코 가까이 대면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 동물 몸에 내장칩을 삽입해야 하는 동물등록제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탉 로고 상징 프랑스관, 로봇 제품들 돋보여

프랑스관은 CES 유레카파크 내 상징적인 전시 중 하나다. ‘라 프렌치 테크’관을 상징하는 수탉 모양 로고는 매년 똑같이 CES 유레카파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라 프렌치 테크는 2014년부터 프랑스 정부가 진행 중인 ICT 분야 스타트업 육성 정책 이름이다. 해당 정책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같은 장소와 디자인을 사용하는 프랑스 전시는 확실히 통일성이 있다.

올해 프랑스관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제품으로 로봇을 들 수 있다. 니요(Niryo)의 네드(Ned)는 학생과 연구자들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연구용 로봇팔 제품이다.

나이오(Naio)는 유레카파크에서 완전 전기로 작동하는 자율 농업 로봇 Oz440을 전시했다. 이 기업은 AI 기반 농업 자동화 로봇 테드(Ted)로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테드는 AI 기술을 사용해 스스로 잡초를 뽑고 업무 완료 후 사용자의 문자로 알린다. 무엇보다도 제초제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도부터 켄다마까지 자국 전통 문화 디지털화한 일본

일본에서는 5번째로 많은 수인 52개 기업이 유레카파크에 참여했다. 그 중 일본무역진흥기구에서 주최한 J-스타트업관은 강렬한 붉은색 조명과 검은 패널이 스타트업다운 세련된 느낌과 함께 통일감을 줬다. 해당 전시관 내에는 특히 일본만의 문화에 디지털 기술을 더한 제품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와차(Wacha)는 이번 CES에서 다도 튜터 로봇 ‘센노로비(Sen-no-Robi)’를 선보였다. 해당 로봇은 사용자에게 다도 문화를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일본어와 영어를 사용하며 다도 관련 260개 종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손을 들어 움직이거나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액셀(Axell)은 일본 전통 게임 켄다마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했다. 3개 센서를 가진 사물인터넷(IoT) 방식의 켄다마 기구를 만들었다. 해당 기구를 사용해서 켄다마 게임을 하면 폰 애플리케이션에서 각 센서를 통해 점수를 매긴다. 온라인 게임 방식과 연동해 다른 사용자와 경기도 펼칠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 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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