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될, Play to Earn, P2E 게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IT입니다.

P2E는 P2W에 대응되는 말입니다. P2W는 페이 투 윈, 이기려고 하는 게임이죠. 그래서 이기기 위해서 시간을 많이 들이거나, 돈을 많이 들이거나, 그런데 둘다 많이 들여야 하죠 사실.

P2E는 이 관점을 블록체인으로 약간 비튼 겁니다.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토큰으로 주고 이 토큰을 사용자가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거죠. 이게 돈이 안 되면 모르겠는데, 돈이 됩니다. 코인이기 때문에 코인 값이 오르면 큰돈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죠. 예를 들어서 베트남에서는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엑시인피니티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엑시인피니티에서 한달동안 벌 수 있는 이론상의 금액이 동남아 평균 임금을 웃돕니다. 그러니까 게임을 하면서 충분히 월급을 벌 수 있는 거죠.

국내에서는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서비스를 했다가 문화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행정 처분을 받았죠. 서비스를 못하게 됐습니다. 제작사인 스카이피플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요. 이겼습니다. 그러니까 이 게임이 위법인지 아닌지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죠.

파이브스타즈 소송은 6월에 끝났는데요. P2E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속칭 무돌삼국지때문입니다. 무돌삼국지는 사실 새 게임이 아닙니다. 2018년까지 서비스를 했었고요. 여기서 인터페이스를 조금 다듬고 보상 기능을 넣어서 재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어떻게 심의를 통과했냐-하면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게 심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앱 게임은 게임위가 아닌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그러니까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심의를 받고 출시할 수도 있게 설정돼 있는데요. 이 무돌삼국지가 기존에 있었던 게임이기 때문에 구글이나 애플 심의를 어렵지 않게 통과했죠. 게임위가 문제를 삼은 건 이 무돌삼국지의 보상 시스템 때문인데요. 무돌삼국지는 매일 출석 체크, 퀘스트 수행 등을 통해서 무돌코인을 지급합니다. 이 무돌 코인은 블록체인화돼있는 토큰이고요. 이걸 카카오 자회사 클레이튼에서 만든 클레이스왑 거래서에소 클레이 토큰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클레이 토큰은 아시다시피 빗썸, 코인원 등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죠.

게임위는 무돌삼국지에게 두가지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1항 7호, 게임에서 얻은 가상화폐는 환전할 수 없다, 제28조,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 두갠데요. 게임위가 더 크게 문제를 삼은 건 28조입니다. 무돌코인 자체가 바로 현금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품을 줬다는 거죠. 이 경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2004년에 있었던 바다이야기 사건 때문입니다. 바다이야기는 일본 드라마를 보면 흔히 나오는 슬롯머신 가게입니다. 영화 범죄도시에도 잠깐 나오고요. 바를 당겨서 무늬가 맞으면 상품을 주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주는 게 불법이었기 때문에 경품으로 상품권이나 점수 기록증을 줬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게 현장에서 음성적으로 현금화 가능했죠. 그래서 5000원 이상의 경품을 금지한 겁니다. 여러분 인형뽑기 아시죠? 인형뽑기도 이 법률을 적용받아서 인형 하나의 가격이 5000원이 넘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1만원으로 올랐고요.

하여튼 게임위가 파이브스타즈처럼 행정처분을 내렸고요. 당연히 무돌삼국지 제작사 측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요.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파이브스타즈처럼 원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죠.

미르4 글로벌 이야기도 해볼까요? 위메이드 인기 게임인 미르4가 출시됐죠. 그런데 해외 버전에만 채굴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다른 블록체인처럼 난수를 맞추는 건 아니고요. 실제로 사용자가 광산에 가서 게임 내의 자원을 막 캡니다. 이렇게 캔 흑철을 게임 내 코인인 드레이코로 바꿔주죠. 드레이코는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게임 내 통화 시스템이고요. 이 드레이코는 또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 코인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위믹스 코인 역시 빗썸이나 해외 거래소에서 환전할 수 있죠. 이론상으로는 흑철을 한달 내내 채굴하면 약 40만원대의 월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요. 저임금 국가 유저 유입이 확실하게 가능하겠죠?

게임위가 이 게임들을 금지하자 국내 게이머들은 말합니다. 아니, 모바일 게임에 쓴 돈만 수억인데, 게임사 지들만 돈 벌고 우리는 뭐 돈 벌면 안되나! 맞는 말 아닌가요?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불법이죠.

게임위 입장에서는 바다이야기처럼 돈만 퍼먹고 대박치는 사람은 없고, 이것 때문에 죽는 사람이 생기는데 제제를 안 가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위가 입법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법을 만들 수도 없고요.

복잡미묘한 게 게임사 입장입니다. 여러분 MMORPG 게임 아이템을 비싼 걸 사면 누구 건지 아시나요? 여러분이 집 대신 아이템을 샀어요. 여러분 건가요? 법적으로는 아닙니다. 여전히 게임사 거에요. 유저 간 아이템을 거래하려면 애초에 P2E보다는 NFT를 먼저 사용해야 합니다. 대체불가능토큰으로 유저에게 특정 아이템을 귀속시킵니다. 그럼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겠죠. 그런데 아이템 복사, 해킹 같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NFT 도입 이전에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먼접니다. 바로 NFT나 P2E를 도입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이게 불법이기 때문에 유저끼리 몰래 사고파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몇억짜리 검, 게임위나 게임사가 다 묵인하고 있지만 유저끼리 엄연히 사고팔고 있잖아요. 이걸 알고 있는 게이머들은 또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어차피 다 사고파는데 우리도 돈 좀 벌자.

어떤가요? 다 말이 되지 않나요?

게임사도 P2E 도입을 하고 싶을 겁니다. 그래서 위메이드는 미르 4 글로벌 버전을 내놨고요. 전 세계 동접자 130만명을 돌파하고, 주가도 많이 올랐죠. 작년 주가는 주당 1만9000원 정도였는데, 올해 12월에는 그 열배 이상인 24만원까지 갔었습니다. 위메이드 자회사들 주가는 더 터졌어요. 거의 코인입니다. 다른 제조사도 P2E 도입을 하고 싶겠죠. 토큰으로 사용자가 돈을 많이 벌면 사용자도 좋은데, 어차피 그 토큰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건 게임사니까요. 그리고 주가도 오르고, 유저도 많고, 나쁠 게 하나도 없죠. 무돌삼국지도 원래는 그렇게 인기 게임은 아니었는데, 구글 매출 순위 32위, 애플 매출 순위 15위, 다운 수로는 게임 중 1위, 일평균 유저 15만명을 기록했죠.

그러니까 결론은 이겁니다. 사행성을 방조해서 죽는 사람이 나오게 만들 수는 없어요. 그런데 P2E를 무조건 막기만 하면 미르 4처럼 해외 버전이 따로 생기고 인력이 유출되고,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기회도 날아가겠죠. 그리고 법적 분쟁을 유저 입장만 빼놓고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최소한의 규제로 사행성을 방지하고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도 좋겠죠. 그런데 사행성 방지를 게임사들이 과연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니까 게임사와 게임위가 정쟁을 하는 동안 소비자만 기회를 날리고 있는 걸 수도 있죠. 부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돼서 우리 모두 부자 되고, 게임도 즐겁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 새해가 밝았네요. 2022년에는 2022만명 구독자,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