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삼키고 새 회사 차렸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사는데 70억달러(약 8조원)를 지급하면서 인수를 위한 1단계 작업을 마쳤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새 SSD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도 신설한다.

지난 10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659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인수하는 부문은 낸드 SSD, 낸드 부품·웨이퍼, 다롄 메모리 제조시설과 인텔 낸드 메모리 스토리지, 팹 인력 등이다.

이 인수를 마치기 위해서는 총 8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8개 국가 중 ▲한국 ▲미국 ▲유럽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은 무조건부 승인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몽니로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지난 22일 중국 반독점심사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제 SK하이닉스는 인수가 마무리되는 2025년 3월까지 남은 20억달러(약 2조3688억원)를 지급하는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낸드플래시 부문은 다소 약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SSD에 탑재되는데, 유통되는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기업용 SSD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이번 인수를 통해 낸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SSD 사업을 운영할 자회사도 신설한다. 사명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와 ‘패러다임(Paradigm)’을 합성한 ‘솔리다임(Solidigm)’이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둘 예정이며,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회사 의장을 겸임해 전반적인 통합 과정을 지휘하고, 솔리다임 CEO로는 롭 크룩(Rob Crooke) 인텔 부사장이 임명된다.

낸드 사업 분야 중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eSSD, enterprise Solid State Drive)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는 사업 중복 없이 서로의 강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롭 크룩 솔리다임 CEO는 “새롭게 출발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솔리다임은 메모리 분야의 혁신을 이끌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며, “데이터 산업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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