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미움받던 ‘디디추싱’, 결국 미국 증시 떠난다

디디추싱이 뉴욕거래소에서 상장 폐지한다. 뉴욕 증시에서 내려오는 대신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디디추싱은 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준비가 끝나면 곧바로 뉴욕에서 상장폐지하고 홍콩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지 불과 5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디디추싱은 당시 IPO를 통해 44억 달러(약 5조원)를 조달했다. 더 많은 투자금 유치를 위해 중국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뉴욕을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를 가만히 두고만 보지 않았다.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기고 사이버 보안 위험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해 버렸다. 주가가 폭락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디디추싱 주식은 공모가 기준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결국 중국 정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디디추싱이 눈물을 머금고 뉴욕증시를 떠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디디추싱의 상장폐지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세계 경제의 투톱이 상호간의 자본교류를 차단해가는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가변이익실체(VIE)’ 구조를 이용한 중국기업 해외상장 금지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해외 자본이 중국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막는 규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은 VIE라는 우회로를 통해 해외 자본의 투자를 받아왔다. 해외에 지주사를 만들어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거나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고, 해외 자본은 이 지주사를 통해 중국 내에 있는 자회사를 지배하는 기법이다. 알리바바, 징둥, 바이두, 디디추싱 등이 이 방법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VIE가 막히면 중국 기업은 해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될 듯 보인다.

뉴욕 증시 상장을 꿈꿨던 기업들은 이제 홍콩으로 발을 돌려야 할 처지가 됐다.

미국 역시 중국 기업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미국 감독기관에 대한 개방을 거부하는 외국 기업들을 상장폐지할 수 있는 규정을 확정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수년간 자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감사를 거부해 왔다.

이 규정은 알리바바, 징둥, 바이두 등 미국에서 거래하는 많은 중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다보니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의 주가가 추풍낙엽이다. 징둥은 5%로 떨어졌고, 알리바바는 3%로 빠졌다.바이두 역시 3%, 게임업체 넷이지도 5.4% 떨어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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