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연구원의 제언 “데이터 협동조합을 만들라”

대만에서는 가구마다 ‘에어박스’라는 것이 설치되어 있다. 에어박스는 대만의 한 국립대학에서 개발한 실내공기 내 특정 유해성분을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시민들의 집에 설치된 에어박스를 통해 발생한 데이터는 한 곳으로 모인다. 플랫폼에 한데 모인 데이터는 환경변화를 위해 기업, 정부가 활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바탕으로 시민이나 기업이 함께 환경문제 개선에 나선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의 차량공유업체 운전자 2500여명은 운전자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차량공유업체들이 운전자들에게 고용보험, 최저임금 등을 보장하지 않자 이에 대응하려 만들어졌다. 조합을 통해 운전자들은 서로 운전 데이터 등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플랫폼이 노동 착취를 위해 기사 데이터를 전부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추가적으로, 건강 데이터를 공유하는 플랫폼도 있다. 환자들이 앓는 병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다. 약 제조자들이 환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대가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한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모두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 기업이나 단체 등에 데이터를 주고 활용하게 하는 대신, 그에 대한 가치나 효용을 사람들이 돌려받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행태를 ‘데이터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협동모델’이라고 한다.

글렌 웨일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연구원은 17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 나와 데이터 협동조합과 모델을 설명하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렌 웨일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연구원은 17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 나와 데이터 협동조합과 모델을 설명하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는 한명이상의 사람들과 관련이 되어 있으며, 다수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밀접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

데이터협동조합은 한 개인이 자신의 삶과 관련된 데이터 연합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연합은 종류별로 다양하다. 이런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글렌 웨일의 주장이다. 조합의 플랫폼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이 동의를 얻어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데이터 연합은 개인이 플랫폼에게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흥정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하는 지식을 제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프라이버시가 존중되고 데이터가 잘 사용된다면 그 가치는 협동조합에 가입한 개인에게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개인은 더 질이 좋은 데이터를 제공할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전세계 곳곳에서 데이터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모델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데이터 프로젝트인 ‘오픈마인드’가 있다. UN에서 인정받고 있는 협동조합으로, 효과적인 교육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도 질병, 기후문제, 사회문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기 위해 기술적으로 ‘연합학습’이라는 방법론이 생겼다.

데이터 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기 위해 기술적으로 ‘연합학습’이라는 방법론도 생겼다. 데이터 인프라나 협동조합을 만든 주체가 모델을 스마트폰, 컴퓨터에 직접 전송해 기기 안에서 데이터를 트레이닝하고 결과물만 클라우드 백업하는 방식이다. 즉, 데이터 보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글렌 웨일은 “데이터가 플랫폼으로 전송되어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통찰을 얻고 협동조합에 공유되어 연합에 가입한 개인, 관련 플랫폼들이 함께 유익한 결과물을 얻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런 모델에 대한 연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데이터 협동조합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연합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글렌 웨일의 주장이다.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곳들의 의무 사항, 데이터 유출시 법적제재 등을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렌 웨일은 “데이터 협동조합, 데이터 협동모델을 통해 공정하고 효과적인 데이터 경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언한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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