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창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기까지 멀지 않라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VR기기를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VR브랜치를 구축했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 VR기기를 쓰면 송금, 상담, 투자성향분석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실제로 금융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테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정도다. 이 체험은 여의도 본점과 국민은행의 IT실험 지점인 여의도 KB인사이트 지점에서 해볼 수 있다.

최근 금융사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VR브랜치는 국민은행이 메타버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테스트로 풀이된다. 각종 신기술이 융합된 금융 서비스를 체험해보기 위해 기자는 여의도에 위치한 KB인사이트 지점으로 향했다.

국민은행 VR브랜치 시연 모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직원의 도움을 받아 VR기기를 착용했다. 컴퓨터의 마우스처럼 VR기기 화면에 나오는 콘텐츠를 클릭하기 위해서는 컨트롤러 두 개를 사용해야 한다.

KB금융타운 메타버스. KB금융 계열사들이 모인 건물.

VR기기를 쓰자 마치 다른 세상으로 이동하기라도 하듯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화면이 나왔다. 약간 무섭기도 했지만, 이내 KB금융타운 메타버스에 도착했다. KB금융타운 메타버스는 여의도의 밤 거리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 어둡고 인적이 없는 고층빌딩 숲이 흡사 여의도의 저녁 모습 같았다. 한 쪽에는 KB금융그룹 계열사가 모인 건물이 보였다.

국민은행의 중앙홀. 중앙홀에는 국민은행의 홍보영상과 코스피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 지표가 보이는 화면은 홀로그램처럼 공간 중앙에 뜬다.

잠깐의 구경을 끝내고 컨트롤러를 조정해 국민은행의 중앙홀로 이동했다. 중앙홀에는 국민은행의 홍보영상과 코스피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컨트롤러를 조정해 예·적금, 대출, 펀드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 지표가 보이는 화면은 홀로그램처럼 공간 중앙에 뜬다. 또 지금은 테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만약 이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사용자의 실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개인창구에서는 메뉴 선택을 눌러 계좌 송금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개인창구로 이동했다. 메뉴 선택을 눌러 계좌 송금을 할 수 있다. 송금 인터페이스는 간편송금과 비슷하다. 자주 쓰는 계좌번호의 버튼을 집어 송금 칸에 넣어야 한다. 송금액은 숫자 버튼을 누르면 된다. 본인인증을 위한 지문인증·홍채인증 기능이 있지만, 아직 구현하진 않았다. 또 바로 앞에 은행직원 아바타가 앉아있는데, 아직까지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개인창구에서 메뉴 선택을 눌러 계좌 송금을 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위한 지문인증·홍채인증 기능이 있지만, 아직 구현하진 않았다.

이 과정에서 컨트롤러 사용이 쉽지 않았다. 버튼을 클릭하는 것은 손만 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었으나, 계좌번호의 버튼을 집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조작이 어려웠다. 컨트롤러에는 여러 가지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은 테스트 단계라서 송금 서비스만 있지만, 향후 환전이나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은행 측의 입장이다.

VIP룸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상담해주는 곳이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VIP룸.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상담해주는 곳이다. VIP룸답게 공간이 쾌적했다. 이 곳에서는 자산포트폴리오와 투자성향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향후 아바타 직원과 고객이 마이크로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VIP룸에서는 고객의 자산(입출금, 예·적금, 대출, 펀드, 신탁, 보험 등)을 바탕으로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고 자산규모별 포트폴리오 비교, 연령대별 자산비교 등을 보여주며 상담을 한다.

직원은 고객의 자산(입출금, 예·적금, 대출, 펀드, 신탁, 보험 등)을 바탕으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자산규모별 포트폴리오 비교, 연령대별 자산비교 등을 상담한다. 투자상품을 추천하기 앞서, 투자 성향을 분석한다. 투자성향 분석은 국민은행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을 그대로 가져왔다.


전반적으로 국민은행의 VR브랜치는 생소하지만 신선했다. VR 금융 서비스의 기본 버전으로 보였다. 다만, 서비스 조작이 어려워 디지털 취약계층은 사용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VR브랜치 서비스의 관건은 어디서 사용할지다. 단순히 실제 은행 지점에 VR브랜치를 둔다면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집이나 회사, 공공기관 등 은행 지점에 방문하긴 어렵지만 창구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은행의 과제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인증, 보안도 신경써야 할 요소다.

은행 입장에서는 점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 브랜치가 은행의 장점인 창구 서비스를 활용한 사례다. 금융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기업들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창구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의 VR브랜치는 VR콘텐츠 기업 쉐어박스와 협업해 만들었다. 은행 측은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로 완성형이 아니며, 향후 고도화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상용화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테스트베드이기 때문에 사용자경험, 사용자인터페이스(UX, UI) 등 기초적인 것만 만들었으며,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것이 적합할지는 찾고 있다”며 “현재 내부용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로, 추가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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