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뱅크가 흥미로운 소식을 발표했다. 핵심 시스템인 계정계를 리눅스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 리눅스는 클라우드 도입에 꼭 필요한 재료로, 이는 곧 계정계에 클라우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금융사 IT시스템에서 핵심인 계정계는 여수신, 외국환 업무 등 고객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담당한다. 계정계는 오류가 나면 대규모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융사에서는 보수적으로 운영해왔다.

그런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다. 해커들도 소스코드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리눅스가 돌아가는 서버(컴퓨터)는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때문에 민감한 계정계에 리눅스를 도입한다는 판단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금융사들이 계정계에도 리눅스를 도입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먼저 도입한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기업에서의 선례를 보고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롯데카드가 계정계에 클라우드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 케이뱅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도입을 고민 중이다. 그동안 보안에 대한 우려로 리눅스 도입을 망설인 금융사들은 어떤 이유에서 계정계 리눅스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금융사들이 리눅스를 채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클라우드 도입 때문이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거래가 늘어나고 트래픽이 급증하는 가운데, 클라우드는 IT시스템 자원을 유연하게 늘리고 줄일 수 있다. 이런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리눅스가 유리하다.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는 운영체제(OS) 80%가 리눅스 기반이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사장은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클라우드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리눅스 전환을 해야 클라우드 사용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도입은 이제 금융사들에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금융 서비스 시장이 급변하는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IT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계정계 시스템도 클라우드 기반에서 구동되면 유연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또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은중 사장은 “리눅스는 오픈소스인 만큼 라이선스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레거시 시스템의 경우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이에 반해 리눅스 기반의 클라우드는 자원의 양을 증설할 때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리눅스에 눈을 돌린 두 번째 이유는 보안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스·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이나 카카오뱅크에서는 약 5년 정도 계정계에 리눅스 기반의 클라우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은중 사장은 “리눅스 전환에 대한 이점은 금융사들도 익히 잘 알지만, 그동안 안정성 측면에서 검증이 되지 않아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지켜봤던 것이고, 어느 정도 검증이 되고 실제 사례가 생기니까 자신감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카카오뱅크는 처음부터 계정계에 리눅스 OS와 x86 서버 기반으로 뱅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시스템 구축 비용을 기존 레거시 시스템 대비 약 1000억원 가량 줄였다. 특히 유연성, 확장성을 기반으로 고객 유입에 따른 트래픽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은행 측의 주장이다.

핀테크 업체들도 선례가 됐다. 카카오페이 측은 “대규모 트래픽이 카카오페이의 사용성에 영향을 줄 수 없도록 유연하게 시스템을 확장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리눅스 서버와 클라우드네이티브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MSA)를 구축해 개별 서비스의 개발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IT비용 효율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금융사는 현재 IT시스템으로 유닉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할 때 큰 부담이 없는 점도 영향이 있다. 기반 언어가 자바(JAVA)로 같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입장에서 타 시스템 대비 엄청난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은중 사장은 “개발자 입장에서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은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계정계 리눅스 전환은 더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0년말 금융사 전산시스템 운영 현황(자료=한국은행)

한편, 실제로 금융사들의 전체 시스템 가운데 리눅스 비중이 큰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서버급 전산기기의 운영체제(OS)별 보유현황을 살펴보면 리눅스 운영체제가 41.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윈도우(29.9%), 유닉스(18.3%)가 뒤를 이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