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TSMC의 경쟁력을 따라잡으려면

삼성전자가 차세대 트랜지스터 공정법 ‘GAA(Gate All Around) 공정’ 양산을 앞두고, 에코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8일 삼성SAFE포럼 2021을 통해 GAA공정 에코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구축을 위해 매년 파트너사와 함께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을 진행해 왔다. 올해로 3회째 개최되는 삼성SAFE포럼은 ‘퍼포먼스 플랫폼(Performance Platform) 2.0’을 주제로 최첨단 공정 기반 칩 구현에 필요한 솔루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GAA 공정은 차세대 공정법으로, 선단(Advanced) 공정을 위해서는 필수로 개발해야 한다. 현재 주로 적용되는 핀펫(FinFET) 공정법으로는 2나노 이하 진입이 불가능하지만, GAA 공정으로는 가능하다. 이를 통해 더 미세하게 트랜지스터를 배치하고, 집적도(같은 면적에 반도체 소자가 얼마나 배치돼 있는지 나타내는 척도)를 높일 수 있다.

반도체 집적도는 반도체 성능과 직결된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다는 것은 곧 같은 면적에서 주어지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소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집적도가 높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이 미세 공정에 주력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부터 3나노 GAA(Gate All Around) 구조를 통해 지금보다 더욱 집적도를 높인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고성능 컴퓨팅, AI, 클라우드, 설계자산(IP), 디자인솔루션파트너, 패키지 솔루션 등 파운드리 전분야에서 파트너사들과 각 인프라를 확대해 3나노 GAA 공정을 확산시킬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삼성전자는 3나노 GAA 설계 인프라와 더불어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를 위로 쌓아 올리는 3D·2.5D 패키지 기술을 파트너사에 지원한다. 설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술도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사전 설치를 확대하기 위한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 설치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 파운드리가 에코시스템 강화에 나서는 것 자체는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에코시스템이 경쟁사에 비해 탄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TSMC는 삼성전자에 비해 업력이 길고, 파운드리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관련 에코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해 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설계와 생산을 모두 담당하고, TSMC에 비해 파운드리 업력도 짧아 팹리스 입장에서 덜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느 산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파운드리 산업에서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운드리 하나만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로부터 주문을 수주해야 한다. 파운드리가 위탁생산을 한 이후에는, 이를 패키징하고 후처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이 에코시스템 강화에 나섰다는 것은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하지만 에코시스템 구축 외에도 개선해야 할 사항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율(생산품 중 정상제품 비율)이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 3나노 이하 공정을 개발하고 있지만, 양사 수율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이 만들어 낸다 해도 수율이 좋지 않으면 웨이퍼를 낭비하게 되고,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진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나노 이하 경쟁은 결국 원가 경쟁과 생산성이 핵심”이라며 “삼성전자가 수율을 잡아야 TSMC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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