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이 말하는 AI 컴퓨팅의 미래

자동차를 운전하고, 환자를 진료한다. 사람과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한다. 콘텐츠를 만들고, 악기 연주, 심지어 다른 이와 호흡을 맞춰 합주를 한다. 모두 인공지능(AI)이 할 수 있는 일이다.

AI릉 접목한 분야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자연과학에서부터 일상적인 소통까지,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적절한 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팅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이 없으면 AI의 기반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엔비디아가 이번 GTC 2021 키노트 세션에서 선보인 제품은 AI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 발전의 베이직을 목표로 한다. 엔비디아는 9일 진행한 GTC 2021 키노트 세션에서 데이터센터, 양자컴퓨팅, 슈퍼컴퓨팅 등 관련 제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로 구현한 아바타

큐비트 계산 가속하는 ‘쿠퀀텀’

엔비디아는 GTC 2021 키노트 세션에서 가장 먼저 쿠퀀텀(cuQuantum) SDK를 선보였다. 쿠퀀텀 SDK는 GPU상에서 구동되는 양자컴퓨터의 양자회로 시뮬레이션을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에 비해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는 단위가 크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디바이스는 2비트 단위로 계산을 수행하지만,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단위로 계산을 수행한다. 여기서 큐비트를 단위로 환산하면 8비트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한 번에 많은 계산을 수행해야 할 경우, 슈퍼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필요한 메모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만큼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고, 이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크다고 알려진 양자컴퓨터에는 50큐비트까지 탑재돼 있다. 일각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유용성을 발휘하기까지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쿠퀀텀은 이 때 데이터 처리 시간을 가속화한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걸리는 부하를 줄일 수 있다. 엔비디아의 통계에 따르면, 쿠퀀텀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일반 양자컴퓨터가 10일에 걸쳐 처리한 데이터를 단 2시간만에 처리할 수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의 쿠퀀텀은 양자 알고리즘 시뮬레이션에서 중대한 이정표를 달성했다”며 “엔비디아의 쿠퀀텀을 통해 연구원은 더 속도가 빠른 양자컴퓨터를 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엔비디아의 쿠퀀텀 SDK는 2022년 1분기 출시 예정이다.

파이썬 사용자가 환영할 ‘쿠뉴머릭’

두 번째로 공개한 것은 파이썬 라이브러리 중 하나인 넘파이(NumPy) 가속기 쿠뉴머릭(cu Numeric)이다. 젠슨 황 CEO는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는 엔지니어가 2000만명 가량 되는데, 이들은 엔비디아의 쿠뉴머릭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넘파이는 행렬을 비롯한 다차원 배열, 혹은 숫자 계산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돕는다. 출시 후 5년 간 1억2200만건 가량 다운로드됐으며, 깃허브에서는 80만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적용됐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넘파이는 서버와 데이터센터에도 적용돼, 대규모 계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처리해야 할 데이터 규모가 크다 보니, 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방법도 찾아야 했다. 쿠뉴머릭은 이 넘파이가 행렬을 처리하는 과정을 가속화하고, 더 빠르게 컴퓨터가 계산하고 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쿠뉴머릭은 데이터센터 리전(데이터센터 묶음)에 적용돼 컴퓨팅 단위에서 데이터를 병렬 추출하고, 이를 다시 각 데이터센터에 유기적으로 재정렬한다. 이로써 리전이 하나의 거대한 슈퍼컴퓨터 개념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수행되는데, 쿠뉴머릭을 적용한 리전은 데이터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위한 퀀텀 2·모피어스

엔비디아는 인피니밴드(Infiniband) 아키텍처 7세대에 적용되는 플랫폼 ‘퀀텀 2(Quantum 2)’와 보안 프레임워크 모피어스(Morpheus)도 공개했다.

퀀텀 2는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내에서 인피니밴드 구동 시 네트워크 성능을 높이도록 한다. 인피니밴드는 고성능 컴퓨터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스위치 형태의 네트워크 방식이다.

젠슨 황 CEO에 따르면, 퀀텀 2에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의 네트워크, 원격 직접 메모리 액세스(RDMA), 네트워크상 컴퓨팅, 고급 가속 엔진, 최대 400Gb/s의 빠른 속도나 피드 등 데이터센터 운영 시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접근성과 보안성도 확보하도록 돕는다. 복잡한 시뮬레이션 실행 시, 더 빠른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제로 트러스트 보안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DPU 시리즈 ‘블루필드(BlueField)에서 네트워크 상에 드러나는 대부분의 엔드포인트 접점에서 데이터를 보호하는 ‘제로 트러스트’ 보안을 구현한다.

모피어스는 시스템 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자동으로 조치하는 클라우드 기반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다. 모피어스는 래피즈 AI에 기반하며, 학습돼 있는 일반 패턴과 다른 이벤트 확인 시 이를 탐지하고 조치를 취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부터 엣지까지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GTC 2021은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기후변화, 사이버 보안, 공급망 문제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결할 지 논의하겠다고 엔비디아 측은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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