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가격 인상, 한국에게 이득일까?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꽤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 회사 비야디(BYD)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전기차 시장 보급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가격 인상은 비야디만의 결정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적으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힌 것은 비야디 하나이지만, 다른 배터리 업체들도 가격을 일정 비율 높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비야디는 지난달, 배터리 가격을 기존보다 최소 20%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야디는 전기차 업체이자 배터리 업체이기도 하다.  저가형 배터리로 알려져 있는 LFP배터리를 주로 납품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는 점유율 2위의 사업자다. 인상된 가격은 11월 1일부터 적용됐다.

LFP배터리는 주로 가성비 좋은 배터리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할 때, LFP배터리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LFP배터리 제공업체는 NCM을 비롯한 다른 종류의 배터리 제공업체에 비해 가격 변동을 좀 더 민감하게 여길 수 있다.

LFP배터리 가격이 상승한 것은 배터리 원자재 품귀현상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소재는 중국에서 50~70%가량 생산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에 전력난이 발생해 현지 금속 제련업체도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곧 배터리 원자재 품귀현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비야디는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이 직접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납품 가격은 고객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극비에 부치곤 한다. 가격을 인상할 때에도 보통 고객사와 협의하지,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야디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객사가 거래선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른 배터리 기업 역시 비야디와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을 했을 가능성도 높다. 똑같이 배터리 가격을 올렸다면, 오히려 고객사에 가격 인상을 알리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비야디가 이번 사안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었던 것은, 가격 인상이 고객사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비야디가 가격을 인상한 원인이 모든 배터리 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원자재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암암리에 가격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FP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구조 변화나 고객사 이동 등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전문가는 “LFP배터리뿐만 아니라 NCM배터리도 가격이 오른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비약”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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