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키파운드리 찾은 SK하이닉스, 생산능력 2배 키운다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사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 경영난으로 분리했던 사업부를 되찾은 것인데, 앞으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두 배 확장한다는 전략하에 내린 결정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매그너스 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를 고려한다는 이야기는 지난 5월부터 나온 상황. 당시 SK하이닉스 측은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으나 이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면서 결국 키파운드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17년만에 키파운드리를 되찾게 됐다. 본래 키파운드리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로부터 떨어져 나온 비메모리 반도체기업 매그나칩 소속이었다. 경영난을 겪던 하이닉스반도체는 2004년 매그나칩을 매각했는데, 그 때 함께 분사되어 나온 것이다. 이후 2020년에는 매그나칩이 사모펀드에 키파운드리를 매각하면서, 키파운드리는 독립회사가 됐다.
키파운드리는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8인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8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급난이 일어나면서, 8인치 파운드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수익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시,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2배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에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웨이퍼 처리량이 키파운드리와 비슷하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 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측은 “키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갈 것”이라며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Fabless)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고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승인을 받아야하는 국가는 현재 확인중으로,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