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짚으로 만든 금’?…조여드는 감독과 규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황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공식 도입,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 등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규제 흐름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불안의 벽을 따라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시간 7일 오전 10시30분 현재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은 6077만원을 기록했다. 6000만원을 돌파한 건 지난 5월 중순 이후 넉달 만이다. 글로벌 시세는 5만2575달러. 이렇게 가격이 뛰고 있는데엔 엘살바도르 영향도 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고용 지표가 신통찮게 나온 것도 같은 재료로 해석된다.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의원(매사추세츠)은 6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짚으로 금을 만드는 것” “암호화폐는 새로운 그림자 은행”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인 것.
연방정부 관리들과 주 당국들도 암호화폐 산업이 해킹과 사기에 취약하다고 보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의 빠른 변화에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소위 ‘암호화폐 따라잡기 전력질주'(crypto sprint)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투자를 관리하는 별도의 기구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조만간 줄줄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인터넷진흥원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운영 등의 조건을 갖추고 오는 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데, 신고해도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심사해 3개월 정도 영업하도록 둘지, 폐업하게 할지를 가리게 된다. 일단 신고 접수는 해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밝힌데 따르면, 신고를 못하겠다 싶으면 신고서 제출 마감 최소 7일 전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이를 알려야 한다. 17일까지는 공지를 해야 하는 것. 이 때 국내 61개 암호화폐 거래소의 존폐는 거의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바이낸스, FTX, 비트프론트 등 해외 거래소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이들 해외 거래소 중 27개 거래소를 골라 서한을 보내 사업자 신고를 하라고 했으나 이들은 한국어 서비스를 종료한다든지, 원화 거래를 중단한다는지 하면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접속해 이용할 수는 있다. 금융위는 신고 의무를 이들이 이행해야 한다고 보고 접속 차단이나 형사 고발 등의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