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폐수 침전물로 철 제련한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폐수 침전물로 제철소에서 꼭 필요로 하는 유사 광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냥 버리면 환경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는 폐기물을 재가공해 철에 섞인 불순물을 제거할 때 쓰는 광물로 제조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이 반도체 제조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폐수슬러지(폐수 침전물)’를 철 제련에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폐수슬러지를 그냥 폐기하면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어 재활용을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제철소에서 철에 섞인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형석이라는 광물이 필요하다. 형석이 들어가야 불순물을 흡수하고 제거하는 반응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석과 유사한 성분의 물질이 폐수슬러지에 포함돼 있어 이를 사용하면 철 제련에 사용될 수 있다.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에는 플루오린화칼슘이라는 성분이 50~60% 정도 포함돼 있다.

무기슬러지 재활용기술 (출처: 삼성전자)

이번 기술 개발은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하고, 형석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폐수슬러지를 시멘트 공장으로만 보내 왔었다. 하지만 제련에도 사용하게 되면서, 폐수슬러지를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형석은 그간 남미, 중국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었는데 폐수슬러지를 사용하면 해외 수입량을 줄여도 되어 최종적으로 형석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오는 10월부터 폐수슬러지를 현장에서 이용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연간 약 2만톤의 형석을 수입해 왔는데, 오는 10월 말부터는 약 1만톤 가량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점차 사용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재활용업체) 3사가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은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3사는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해 철강재를 생산했다. 이 기술은 2021년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 8월 31일 최종 승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연구가 재활용 및 친환경 분야에서 모범적인 사례임을 인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이번 기술은 재활용환경성평가 제도를 신설한 이후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며, “폐기물이 보다 적극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전무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주태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 전무는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 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