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을 삼킨 아나로그디바이스가 합병 후 첫 성과물을 내놓았다. 한 몸이 된 두 반도체 회사가 내놓은 상품은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필요가 커지면서,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24일 미국 아날로그 반도제 제조업체인 아날그디바이스(이하 ADI)는 환자 모니터링에 최적화한 의료용 에어러블 솔루션을 공개했다. 개발에는 ADI가 지난 8월 규제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은 통합 솔루션 반도체기업 맥심 인터그레이티드(이하 맥심)가 함께 했다.

앤드류 베이커(Andrew Baker) ADI 인더스트리·헬스케어 담당 총괄은 “양사는 앞으로도 의료용 웨어러블 부문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갈 방침”이라며 “의료용 웨어러블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베이커 총괄의 말처럼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에 따르면,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출하량은 2019년 3억4700만개에서 2025년 7억5400만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욜 디벨롭먼트는 같은 기간 컨슈머용 웨어러블 기기의 출하량은 연평균성장률 12%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출하량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리라 전망한 것이다.

앤드류 베이커 총괄은 “맥심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솔루션과 ADI가 가지고 있는 솔루션은 상호보완적인 부분이 많다”며 “두 조직의 협업은 의료용 웨어러블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욜 디벨롭먼트 통계자료 (출처: ADI)

환자 모니터링에 최적화한 MAX 86178

이번 간담회에서 ADI가 공개한 솔루션은 ▲MAX 86178 ▲MAX 77659 등 두 가지다.

먼저 MAX 86178은 원격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도록 RPM(Remote Patient Monitoring) 기능을 구현하는 AFE(아날로그 프론트 엔드)다. AFE는 센서를 통해 특정 파형을 받아들이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마이크로컨트롤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부품이다.

앤드류 베이커 총괄은 MAX 86178을 통해 원격으로 환자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활력 ▲심전도 ▲산소포화도 ▲호흡 리듬을 측정해야 한다. MAX 86178을 사용하면 이를 하나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 측에 따르면 설계가 간소화됐다는 점이 MAX 86178의 강점이다. 이를 통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측정하기 어려운 파생적 바이탈사인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빛을 통해 신체 및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광학 PPG와 ECG도 동시에 측정해 건강 지표를 도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저전력을 구현하기 위해 각 서브시스템에 설정 옵션을 제공하고, 사용 환경에 맞춰 배터리 수명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한 번의 충전으로 오랜 시간 작동되는 것이 중요한데, MAX 86178은 효율적인 전력 분배를 통해 초저전력을 구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크기는 줄이고 충전속도는 높인 MAX 77658

또 다른 상품인 MAX 77658는 출력 전압을 통제할 수 있는 스위치 모드 벅부스트 레귤레이터와 충전기를 탑재한 SIMO PMIC(단일 인덕터 다중 출력전력관리 IC)다. SIMO PMIC는 하나의 인덕터(전류의 변화를 완충하기 위한 부품)로 여러 레일을 구성할 수 있는 전력반도체다. 전압을 통제할 수 있어 전력 효율성을 갖췄으며,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ADI 측은 설명했따.

카르티 고팔란 (Karti Gopalan) ADI 배터리 전력 솔루션 사업부 상무는 “MAX 77658을 탑재하면 10분 충전으로 4시간 동안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10분 충전 시 최대 1시간 30분 정도 사용이 가능했는데, 충전 속도가 대폭 향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에는 프로그래머블 벅부스트 레귤레이터가 3개로 독립돼 있었는데, 이를 하나의 부품에 통합해 크기를 50%로 줄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단일 인덕터를 사용하고 충전기도 통합해 자재비용도 60% 절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전류가 저항을 만나 전압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현상(전압 강하)을 최소화한 것도 기술적 진보라는 설명을 붙였다. 보통 전압 강하가 일어나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최소화해 발열을 줄였다는 것이다.

카르티 고팔란 상무는 MAX 77658은 초소형 웨어러블이나 히어러블(귀에 꽂는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ADI가 맥심과 합병 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할지에 대해 간단한 언급도 나왔다. 각자 잘하고 있던 사업 부분의 강점을 결합해 지금보다 많은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카르티 고팔란 ADI 상무는 “ADI는 시그널 체인 부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맥심이 가지고 있던 시그널 통합, 데이터 전송, 전력 등의 기술이 합쳐지면 보다 풍부한 솔루션을 고객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료용 웨어러블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