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 감시와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비밀주의’가 팽배했던 애플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사 개진을 할 수 있는 메신저 슬랙(Slack) 일부를 금지하고 나섰다.

31일(현지시간)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임금 형평성을 문제 삼고 이를 위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만든 슬랙 채널을 금지시켰다.

애플의 비밀주의 문화가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근무가 시작되면서부터였다.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수단으로 택한 슬랙을 통해 직원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 것. 풋볼 같은 운동 얘기에서부터 주식거래, 게임, 아재 개그(dad jokes)까지 슬랙 채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채널은 약 3000개쯤 있고 1만명 이상의 애플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몇 달 동안 애플 직원들 사이에선 임금 형평성(Pay equality)이 화두였다. 한 직원이 기업들의 급여를 비교하는 한 웹사이트(levels.fyi)를 보다가 일정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급여가 다른 직원들에 비해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성별을 보니 여성이었던 것. 소수인종에 대한 임금 차별도 있다고 지적돼 오던 차에 애플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임금 차별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시작했는데 애플이 이를 중단시킨다.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사규 상 금지돼 있다”며 강압적으로 가로막았다.

설문조사는 다시 시작됐고 또 중단됐다. 세 번째 설문조사가 체어 스칼렛이란 여성 엔지니어에 의해 시작됐는데 약 500명이 참가한 이 설문조사는 직원들에게 급여 수준과 종신 재직권 여부, 업무하는 곳의 지리적 위치, 보너스 계약, 그리고 인종, 성별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여기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약 6%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이를 근거로 성별과 인종 차별 없이 공정한 임금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기 위해 새로운 슬랙 채널을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회사가 이를 금지시킨 것이다.

애플 측은 “슬랙 채널들은 애플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제공되는 것이고 업무, 부서 및 팀의 목적 달성을 발전시키는데 쓰여야 한다”며 금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슬랙을 통해 승리(?)한 경험을 공유한 직원들인지라 반발이 크다. 지난 5월 애플이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Antonio Garcia Martinez)란 임원을 영입했는데, 직원들은 이 사람이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했다는 사실을 슬랙을 통해 공유하면서 맹렬히 반대했고, 영입은 취소됐다. 6월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원격근무를 9월부터 축소하겠다”고 밝히자 슬랙을 통해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회사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애플 직원들은 슬랙이 직원들을 서로 이해하게 만들고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들 입을 모으고 있다.

애플 직원들이 내부 문화 등을 공개하기 위해 만든 애플투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직원들 일부는 최근 애플투(AppleToo 링크)란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애플의 직원들이 애플이다”(Apple’s workers are Apple)란 기치 하에 그동안 너무 많이 대중의 감시를 피해 은밀한 문화를 형성해 왔던 애플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슬랙을 막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빈센트 P. 화이트 변호사는 더버지에 “이는 임금 불평등에 대한 논의를 차단하기 위한 구실이 될 수 있다”면서 “임금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연방법과 주법, 지방법에 따라 보호되는 활동”이라고 언급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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