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IT, 시작합니다.

요즘 해외에서 선구매 후결제, Buy Now Pay Later 서비스가 새로운 결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사고 나중에 낸다는 거죠.

여러분, 과거 해외여행이 지금보다 편할 때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써보셨나요? 그럼 직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메마시떼 원화노 겨루제데스까 엔화노 겨루제데스까? 미국에선 이렇죠. Hello. Do you wanna 원 체카웃? 여기서 이상한 점 못 느끼셨나요? 할부 여부를 안 물어봅니다.

BNPL은 구매 후에 6주 동안 4번에 나눠서 갚는 서비스입니다. 만약 폰을 120만원 주고 샀다면, 6주 동안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30만원씩 네번 내는 서비스죠. 뭔가 이상하죠? 우리나라에서 이게 이상한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무이자 할부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이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신용카드가 할부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도 할부 비슷한 제도는 있는데요. 최소 금액만 갚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방식이죠. 우리나라 카드에도 똑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리볼빙이라고 부르죠. 여러분 리볼버 총 아시죠. 리볼버의 탄창은 돌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돌려막기라는 뜻입니다. 이 리볼빙은 평균 금리가 20% 정도니까 조심하시고요. 안 갚으면 점점 전화 오는 사람이 달라지죠. 처음에는 여성 상담원이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이런 식으로 전화가 오다가, 나중에는 평범한 남자가, 맨 마지막에는 이런 전화가 옵니다. 아니, 이종철씨이.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 우리는 뭐 땅 파서 장사하나? 우리가 뭐 굴착기야!

어쨌든 해외에서는 할부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폰 하나를 사려면 몇 달 동안 돈을 모아야 하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애프터페이입니다. 원래 호주에서 시작한 서비슨데요. 2014년, 시드니에서 앤서니 에이젠과 닉 몰나 두 창업자가 만들었습니다. 호주에서는 할부도 없고 신용카드 발급도 우리나라보다 까다로운데요. 그래서 이 까다로운 결제를 IT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등장한 것이죠. 카드 없이 비교적 천천히 결제를 해도 되니까 이게 호주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미국에 진출해서 나이키, 세포라 등 대형 가맹점들과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마존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뭐 끝난 거죠. 이제 호주에서 캥거루, 코알라, 토르, 울버린 다음으로 유명한 게 애프터페이입니다.

애프터페이는 올해 상반기 16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고요. 가맹점은 약 10만 개, 연 매출은 약 17조8684억원(156억달러)을 기록했습니다. 애프터페이는 이 높은 성과로 인해서 트위터의 잭 도시가 창업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스퀘어에 약 33조원에 인수됐습니다. 대박이 났죠.

애프터페이는 그럼 돈을 어떻게 벌까요? 소비자는 무이자로 물건을 사지만, 가맹점은 4~5% 수준의 수수료를 냅니다. 그러니까 100만원짜리를 소비자가 사면, 가맹점은 96만원을 받게 되는 거죠. 그럼 가맹점 입장에선 손해가 아닐까요? 애프터페이는 가맹점에, 이 돈을 일시불 결제한 것처럼 한꺼번에 줍니다. 또한, 비교적 돈 갚을 때 여유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물건을 더 많이 구매하거나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한다는 특성이 있죠. 대신 애프터페이는 카드 결제할 때 거치는 VAN 사나 신용 정보 회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돈을 주고, 소비자가 돈을 안 내면 연체료를 받습니다. 호주에서는 첫 연체가 발생하면 10 호주달러(약 8400원), 이후 7일마다 7 호주달러(약 5888원)를 받습니다. 만약 한달을 연체하면 약 2만6000원, 두달이면 약 5만원을 연체료로 내야 하죠. 실제로 사용자 중 20%가 연체를 하고 있고요. 애프터페이는 전체 수익의 20%를 연체료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애프터페이가 좋은 성과를 내자, 미국에서는 다양한 업체가 PL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기존에 서비스를 하던 어펌도 있었고, 페이팔도 페이 in 4라는 서비스를 내놓았죠. 카드회사도 가만있을 수는 없어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 플랜 잇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IT 하면 역시 애플이죠. 애플도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요. 그래서 다른 PL 서비스들이 덜덜 떨고 있죠.


국내에서도 BNPL 서비스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후불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죠. 쿠팡도 사실 나중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은 이미 카드 무이자 서비스가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편의성 강화 측면 정도에서만 매력이 있고요. 어쨌든 편한 건 네이버 페이가 짱이니까요.

한편에서는 이 페이 레이터 서비스가 MZ세대의 소비를 부추겨서, 과도한 소비를 발생시킨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 레이터 서비스의 75%는 MZ세대가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건 사실 당연한 겁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젊은 세대가 먼저 사용하는 건 당연한 거죠. 다만 당신이 원하는 템포에 맞춰서 갚아도 된다-는 홍보문구는 실제로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신용카드 할부는 매달 같은 날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원하는 템포가 아닌 느낌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페이 레이터나 무이자 할부나 정해진 기간에 돈을 갚는 건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페이 레이터 서비스가 과도한 소비를 부추는 것보다, 자신의 소비 자유를 극대화시켜준다는 느낌을 주는 게 더 잘못이죠. 사실은 긁는 순간 우리 모두는 노예가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슨 무슨 세대 성향 같은 이야기를 그 세대가 아닌 사람이 하면 대부분 틀립니다. 사회적으로 목소리가 더 큰 것뿐이죠. 다만, 전 세계적으로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심할 필요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강려크한 카드사 무이자 할부도 많고, 카드 만들기도 비교적 쉽죠. 제가 잘 아는 한 거절 못 하는 친구가 있는데요. 마트 갈 때마다 카드를 만들어서 지금 카드가 10개가 넘습니다. 일년에 연회비만 20만원씩 쓰고 있죠. 그러니까 이 BNPL이 해외에서처럼 인기를 끌기는 좀 어렵겠죠. 6주보다는 6개월 무이자 할부가 더 나으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 사고 싶은 거 마음껏 사시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한 소비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스마트폰 사러 갑니다.

제가 구독하지 말라고 하니까 여러분들이 정말 구독을 안 해주고 계신데요. 아주 고오맙습니다.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안 할 수 있으면 안 해보시고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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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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