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지 실리콘밸리도 그렇지만 금융 중심지 월가도 ‘입성’해보려는 인재들이 밀려드는, 인재들이 가득한 ‘인재 블랙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제 월가가 떠나는 인재들을 잡으러, 오지 않는 인재들을 끌어 들이려 안간힘이다. 그렇잖아도 높은 연봉을 더 높여주는 극단적인 방식이다.

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제 막 입사한 주니어 직원들에 대한 기본급을 10만1000달러(약 1억2700만원)로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8만5000달러보다 30% 가까이 오르는 것. 2년차 애널리스트라면 기본급이 9만5000달러에서 12만5000달러로, 1년차 어소시에이츠 직원들의 연봉 기본선은 12만5000달러에서 15만달러(1억7300만원)로 높아진다. 은행 측은 이번 주 후반 기본급 인상, 그리고 연간 상여금 액수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전 세계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인재들은 아무리 고연봉이라도 고된 업무를 계속할 순 없다며 떠나고 있다.

올해 초 골드만삭스의 13명의 젊은 애널리스트들은 파워포인트로 11페이지짜리 문서를 만들었다. 자신들이 얼마나 긴 시간 일하고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지를 담아 프리젠테이션한 건데,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자정까지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먹지도 않고 샤워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회사 측도 바로 자체 설문 조사에 들어갔는데 직원들은 통상 일주일에 95시간을 일하지만 최대 105시간까지 일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업무 스트레스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쳤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직장을 그만두겠다”고도 했다. 어떤 이는 “이건 열심히 일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비인간적인 학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인력을 보강할 것이고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렇게 파격적인 연봉 인상에 나서는 걸로 보아 사기가 진작되진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곳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크레디트스위스(CS)는 젊은 직원들에게 따로 2만달러에 달하는 수당을 지급했고,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펠로톤 운동용 자전거나 애플 제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간, 바클레이즈 등이 모두 연봉 인상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IB들은 잘 굴러갔다. 그 이면엔 직접 동료들을 만나보지도 못한 채 수개월을 일한, 그러면서 거래를 성사시키려 애쓰며 힘든 시기를 보낸 주니어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원격 근무의 고립 속에서 더 고통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직원들은 상사의 피드백을 직접 받거나 사람들을 사귈 수도 있는 사무실을 선호하는 걸로 나타났다. 고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iCIMS가 지난 4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대학 졸업생들의 3분의 2 가량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월가 IB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호되게 겪은 이후 인력을 꽤 많이 줄였고 늘리는 데엔 인색한 편이었다.그러는 사이 고연봉도 싫다며 과로와 격무에 안녕을 고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IB 직원들은 어느 정도 경력이 있어야 채용도 하는 만큼 한 번 빠져나간 인력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IB들은 뭐든 주겠다며 “그만 두지만 말라”(Please don’t quit)고 애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에선 “일을 그만두겠다”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지난 3~5월 미국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20년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내 최고 로펌들도 지쳐가는 인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근무 첫 해 연봉을 대대적으로 인상하고 있고 맥도날드도 시간당 임금을 인상했다. 인력난은 일시적인, 일부 업종에 국한된 문제인 것 같진 않아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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