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각형 배터리 사업 진출설 부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 위한 것”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 사업 진출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각형 배터리 구조. 배터리의 각 면을 알루미늄으로 둘러싸는 형태다. (출처: CATL 홈페이지)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각형 배터리 부품 개발 및 설계 관련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낸 바 있다. 당시 공고에는 “각형 배터리 조립 및 공정·용접기술 개발 인력도 채용한다”며 “해당 분야 3년 이상 경력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면 지원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다. 현재 해당 공고는 내려가 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새롭게 각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각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SK이노베이션은 지속해서 파우치형 배터리의 장점을 살려 차량용 배터리 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파우치형 배터리는 비닐과 같은 파우치로 포장을 한 배터리를 말하고, 각형 배터리는 납작한 알루미늄 상자로 포장한 배터리를 말한다.

물론 한 배터리 기업이 파우치형 배터리, 각형 배터리 두 부문에서 모두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시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파우치형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의 장점이 다르며, 완성차 업체들도 기업 특성에 따라 각각 선호하는 배터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각형 배터리는 내구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알루미늄이라는 금속으로 배터리 내부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변형되지 않으며,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자동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이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각형 배터리는 여기에서 강점을 나타낸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는 단락 현상이 발생할 때 폭발한다. 일반적으로 단락은 외부에 의한 힘에 의해 변형되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력에 의해 분리막이 망가져 합선이 일어나는 것이다. 각형 배터리의 경우 외압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단락 현상을 막을 수 있고,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도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은 지난 3월 자사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달리 파우치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내부에 부품을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인데, 파우치형 배터리는 비닐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각형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덜 나가고, 공간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배치할 수 있다. 같은 단위면적에 더 많은 배터리를 배치할 수 있는데, 따라서 파우치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각형 배터리에 비해 높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비닐로 포장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SK이노베이션)

에너지 밀도는 무게나 체적 당 에너지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것은 곧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 말은 곧 자동차를 오랫동안, 더 오랜 시간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민감한 자동차의 경우에는 에너지 밀도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따라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할 것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각형 배터리 부문 인재 채용은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미래 전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폼팩터 연구를 위함이지 각형 배터리 사업을 진출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폼팩터란 제품의 구조화된 형태를 의미하는데, 차세대 배터리 구조를 위해 각형 배터리 연구원을 모집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파우치형 배터리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SK이노베이션은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하던 기업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각형 배터리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우치형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의 생산 과정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각형 배터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부터 다시 다 깔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SK이노베이션은 회사 내부에서 각형 배터리 연구개발을 일부 진행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파우치형 배터리로 단일화 사업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도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하며 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컨퍼런스] AI 에이전트와 지능형 인터페이스 시대

◎ 일시 : 2025년 3월 27일 오후 12:30 ~
◎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2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