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송금 수수료를 왜 없앴을까

얼마 전 토스가 송금 수수료 정책을 바꿨다. 서비스 출시 후 처음으로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달 2일부터 토스는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송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토스는 어떤 이유에서, 지금 시기에 정책을 바꾼 것일까.

토스는 무료 횟수제한이 사용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말하는 심리적 장벽이란, 무료송금 횟수가 소진될 경우 500원이라는 수수료를 내가면서까지 토스를 쓸 사용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토스에 따르면, 전체 송금 사용자 중 30% 이상이 월 10회 이상 송금을 하고 있다. 이는 곧 70%의 사용자들이 월 10회 미만의 송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무료 횟수 내에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지난 1년 6개월간 토스팀에 들어온 송금 수수료 관련 고객의견(CS)은 약 4000건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각종 데이터를 확인한 토스가 고심 끝에 송금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출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르면 다음달, 토스를 주축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토스 앱 내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는 만큼, 기존 토스 사용자들을 유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국 수수료 무료 정책은 토스뱅크 출범 전, 기존 토스의 충성고객을 결집하고 새로운 충성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송금수수료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선제적으로 전면적인 송금 무료 정책을 펼치는 것은 마케팅 효과가 크고 실리도 챙기는 셈이 된다.

다만 토스가 이번 정책을 실시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송금 수수료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토스의 재무적 손해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어차피 토스가 수수료 장사를 할 것은 아니었다. 토스는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송금, 결제, 계좌조회, 신용관리, 보험, 대출연계, 증권, 인증서 등으로 금융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여기에 직접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게 되면 모든 금융영역의 사업을 다 하게 되는 셈이다.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수수료 부문에서의 작은 손해는 감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오픈뱅킹이 도입된 이후 토스가 송금 과정에서 짊어져야 할 비용 부담도 대폭 줄어들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금융 소비자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송금 영역의 심리적 장벽조차 완전히 제거하고, 만족감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금융 플랫폼과 근본적인 차이점을 만들고자 했다”며 “재무적 손해를 감수하고 결정을 내린 것은, 토스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 ‘고객 중심적 사고’ 이기 때문이며, 이번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앱이란 비전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됐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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