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된 아마존…미국 최고 유통강자 머잖았다

미국 유통 최강자가 바뀔 조짐이다. 전자상거래에 집중하며 아마존을 방어했던 월마트가 추월당할 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월마트가 발표한 회계 2분기(5~7월) 실적을 보면 매출이 1410억5000만달러, 순이익이 42억8000만달러. 아마존의 2분기(4~6월) 매출은 1130억8000만달러였으니 아직 매출 규모 면에선 아마존이 월마트를 앞선다. 하지만 아마존이 3분기 연속 매출 1000억달러를 넘기고 있다.

또한 월마트의 2분기 순이익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는데 아마존의 순익은 77억8000만달러, 전년 동기 대비 48%나 증가했다. 아마존이 월마트에 바짝 따라붙고 있다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수치다.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매출 증가율이 6%로 뚝 떨어진 것도 눈에 띈다. 작년 같은 기간 성장률은 97%에 달했다.

존 퍼너 월마트 미국사업본부장은 이와 관련, “월마트 온라인 매출이 둔화된 큰 이유는 직접 (오프라인) 쇼핑으로 돌아가려는 월마트 쇼핑객의 욕구”라며 “우리는 전자상거래에서 매장으로 다시 트래픽이 이동하는 것을 분명히 목격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또 “어떤 때는 매장 내 쇼핑이 (전체 성장을) 주도하고 어떤 때에는 전자상거래가 주도할 것”이라며 옴니채널(Omni Channel) 시대에 어느 한 부분의 성장만 들여다 보는 건 특별히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고 여기서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성장을 놓치면 바짝 다가온 아마존에 추월당할 순간이 머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은 이르면 내년쯤 제대로 월마트를 추월할 거라 전망하고 있는데 이미 전자상거래만 하는 아마존이 월마트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팩트셋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아마존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한 금액은 61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월마트의 경우 자체 발표 자료를 토대로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매출이 5660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6월 기준으로 아마존이 월마트를 추월, ‘미국 내 최대 소매 판매자’ 자리를 획득한 것.

전체 고용인원 수에선 여전히 월마트가 미국 내 1위이지만 아마존도 지난해부터 수백개의 창고를 증설했고 50만명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니 아마존이 미 유통가의 ‘빅 배드 울프'(Big Bad Wolf: 위협적인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비결은 뭘까.

스트리밍 서비스 등 프라임 서비스가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내는 유통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한 것이 일단 아마존이 급성장하고 있는 뒷배다.

그리고 아마존 쇼핑이 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 같다. 사람들은 “아마존이기 때문에 아마존에서 산다”(people now buy on Amazon because it is Amazon)는 습관을 구축하고 있는 것.

전자상거래 조사업체인 마켓플레이스 설립자 주오자스 카지우케나스(Juozas Kaziukėnas)는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점에 집착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빨리 찾기 위해 (아마존에) 의존할 수 있다고 믿도록 훈련시켰다”고 설명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은 최고의 제품이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란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마존뿐 아니라 넷플릭스, 줌 등 신뢰를 갖게 되고 또 그것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러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매료돼 습관처럼 사용하게 된다고 봤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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