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대출 금리가 가장 비싸진 이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당시 주목받았던 것 중 하나는 금리다. 당시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3%를 웃도는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번엔 5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1~2등급 금리는 3.62%로 시중은행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금리는 3.67%.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2% 후반 대를 보이며 가장 낮았던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갑자기 가장 비싸진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바로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침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보수적인 영업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2.1%로 전체 은행평균(24.2%)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도록 직접 관리 감독하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전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오는 2023년 말까지 30%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은행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 당국은 각 인터넷전문은행들로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받아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0년 말 기준 10.2%에서 2023년까지 30%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3년 만에 기존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세배나 확대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울며 겨자먹기(?)로 고신용자 대상의 대출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높였다. 지난 5월,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 상품의 최고한도를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1억원에서 5000만원, 신용대출을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곧바로 다음 달인 6월에는 중저신용자(KCB 기준 820점 이하) 대출상품의 최대한도를 1억원으로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했다.

카카오뱅크가 과감한 결단을 한 이유가 있다. 고신용자의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올리면, 고신용자 대출 금액이 줄어든다. 고신용자들이 금리가 더 낮고 한도가 높은 은행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많은 중저신용자 대출이 가능해져,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한 해에 집행되는 대출금액의 총액은 정해져있다”며 “고신용자들의 신용도가 좋은 만큼 대출규모가 커지는 것을 고려해,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경우 연체율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을 더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상환능력이 좋은 고객들을 선별할 수 있다. 이는 곧 연체율 관리와 이어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부터 모든 고객분들게 수수료 무료, 차별없는 금리를 내세웠다”며 “앞으로 중저신용자 포용을 위한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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