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SK배터리(가칭) 분사 계획을 밝혔다. 주주들은 지분 희석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고, 업계에서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K배터리 주요 업체들은 모두 배터리 전문업체로 이미 자리잡고 있거나, 분사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1일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물적 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삼성SDI는 원래 삼성의 디스플레이 부문을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었으나, 디스플레이부문과 화학부문을 각각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현 삼성디스플레이)와 제일모직으로 분사했다. 삼성SDI는 분사 후 배터리 사업과 더불어 배터리 및 전자재료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지난 8월4일 배터리 사업을 SK배터리 법인으로 분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K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배터리를 주력하는 전문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세 기업의 행보는 다르다. 앞서 분사한 배터리 전문 기업들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배터리(현 SK이노베이션) 두 사례는 비슷하지만, 삼성SDI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삼성SDI는 본래 디스플레이에 주력하던 기업이었고, 이후 배터리 사업 외 다른 사업을 분사한 케이스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배터리는 본래 석유화학 기반의 기업으로, 기존에도 에너지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활성화되고, 배터리 시장 또한 성장하면서 해당 사업을 따로 분사하기로 한 것이다.

분사 이전의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에 투자했던 주주들에게 분사 소식은 그다지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배터리 사업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었고, 주주 중에는 배터리 사업을 보고 투자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투자 후 모회사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분사하면 투자금액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분사 소식이 전해진 후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7월 배터리 사업 분할 계획이 발표된 직후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일 대비 8.8% 하락했다. 또한 지난 4일 공식적으로 이사회를 통해 분사를 확정지으면서 주가는 3.75% 재차 하락했다. 과거 LG화학도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했을 때,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작년 2020년 9월 17일 LG화학의 주가는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발표한 직후, 6.11% 하락했으며, 이틀만에 11%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배터리 사업의 분사는 기업의 주가하락 위험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배터리 기업들이 분사를 단행하는 이유는 우선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퍼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1%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이며 1203억달러(한화 약 139조127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K배터리 전략을 발표 및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량 확보와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가 그 목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배터리 기업은 우선 CAPA(생산량)을 늘려야 하고 R&D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CAPEX(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비용) 역시 확보해야 한다. 각 기업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차익금 이상의 자금이 필요로 하며, 자금 조달의 방편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자금조달이 아니면 분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IPO를 진행하면 자금 수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사업을 키우고자 하는 경우 분사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경영에 있어서도 별도의 법인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며, 경영 방침이나 자금조달, 기업가치 제고 부문에서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 하락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분할을 단행하는 것이다.

결국 배터리 기업의 분사는 회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당장은 지분 희석이 일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상황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남다르기 때문에, 분사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