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라인소프트가 인공지능(AI) 솔루션 부문에서 가지는 강점은 ‘노련미’다. 이 회사는 흉부 CT 영상에서 폐 결절 등을 찾는 솔루션과 이를 병원에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든다. 20년간 결절을 찾아 뷰어로 보여주는 의료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왔는데, 최근에는 그간 다져온 기술 위에 AI라는 무기를 얹었다.

흉부 영상 AI 솔루션 분야는 ‘루닛’이나 ‘뷰노’ 같은 스타트업들이 도전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국내 AI 기술 기업을 꼽을 때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곳들인데, 이들의 특징은 AI 기술로 의료 솔루션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반대다. 의료 솔루션이 먼저였고, 나중에 AI를 접목했다. 시작의 다름은 결과에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코어라인소프트를 만든 최정필 대표의 지론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코어라인소프트 사옥에서 만난 최정필 대표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기존의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라는 새로운 플랫폼과 어울리듯, 폐엽을 찍은 3차원 CT 영상 역시 그에 맞는 뷰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강조되기 전, 의료 소프트웨어는 영상이나 사진을 2차원이나 3차원으로 보여주는 ‘뷰어’ 의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이때부터 쌓아온 회사의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다.  코어라인소프트는 국립암센터가 선정하는 폐암검진솔루션 공급업체에 최근 5년간 선정되기도 했다.

최 대표는 2001년 창업하기 전부터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운전자 졸음 여부’를 영상에서 걸러내는 솔루션을 만들던 이다. 영상 처리 솔루션 부문에서는 확실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일명 ‘짬바’)’가 있다.  젊고 번뜩이는 재능을 가진 AI 스타트업 사이에서 코어라인소프트가 어떤 경쟁력을 가지는지, 그에게 물었다.

최정필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2001년에 의료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다. 당시의 의료 소프트웨어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나?

초창기에는 AI가 없었다. AI가 활발하게 된 건 알파고 이후다. 당시에는 팩스(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가 의료 소프트웨어를 선도했다.

지금은 AI가 선도한다. 단적인 예로, 매출액은 팩스를 하는 곳이 아직 더 많겠지만, 회사의 가치를 말하는 시가총액은 AI 솔루션을 하는 곳이 더 높다. 회사의 수도 AI를 하는 곳이 많고. 옛날에는 의료 AI를 하는 회사가 몇군데 없었는데, 요즘은 데이터에 맞는 AI가 나오기 때문에 아주 다양하게 세분화 됐다. 그 회사들이 서로 경쟁하기도 하지만, 다른 영역에서 특화된 기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AI 전에는 팩스를 비롯해서 의료 소프트웨어 회사가 별로 주목을 못 받았다.

20년간, 시장에서 주목하지 않는 기술로 회사를 버텨온다는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2001년부터 거의 10년 동안은 힘들었다. 투자 같은 건 생각도 못하던 때다. 그러다 AI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의료 소프트웨어에 투자가 돼고, 올해가 그런 투자의 정점 같다고 생각한다. 가끔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물어보면, 내가 이렇게 답한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보단 낫지 않냐고(웃음).

재미있는 게 병원하고의 관계도 바뀌었다. 지금은 정말 ‘파트너’다. 예전에는 조금 종속적인 관계였고 제품을 판매하기도 힘들었는데, 요즘은 병원도 연구를 위해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아주 적극적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투기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의료AI 기업들도 상장을 많이 하다보니까, 가치 평가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 시점에서 의료나 자율주행 외에는 어떤 산업이 더 이상 획기적이거나 발전할 수 있는 폭이 그렇게 큰 곳은 없다. 웬만한 것에 대한 투자는 거의 다 끝났다. 대표적으로 가전제품은 기술은 거의 끝나고 디자인적인 부분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사람의 생명은, 특히 헬스케어 쪽은 가장 성숙한 단계가 ‘건강하게 죽지 않는 것’이다. 아직 기술적으로 비어있는 부분이 많고, 또 발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투자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

코어라인소프트의 솔루션이 AI 도입 후 달라진 것은 어떤 부분인가?

20년 전에는 AI가 없었고, 플랫폼도 아닌 의료 소프트웨어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의료 소프트웨어라는 게 결국 CT나 MRI의 영상을 기반으로 결절 같은 것의 특성을 측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가 여러 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폐암 검진 솔루션 플랫폼을 만들어 클라우드센터에 설치했었는데, 여기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성능 개선이 얼마나 됐나?

AI 이전에는 병변을 발견하는 정확도가 60~70%였다면 AI 이후에는90% 이상으로 올라갔다. AI 도입 이전에는 기본적인 측정까지는 됐지만, 정확도는 떨어졌다. 또, 솔루션이 뷰어의 역할에서 진료 보조로 확장됐다.

루닛이나 뷰노처럼 AI로 영상 판독을 하는 의료 솔루션 기업이 많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들과 어떤 차이가 있나?

‘뷰어’에서 출발해서 인공지능을 붙였다. 그런데 그쪽은 인공지능 엔진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기존의 팩스 회사와 협업(collaboration)을 한다. 여기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팩스는 3차원 정보를 나타내기 어려운 등 디스플레이에 한계가 있다. 정보가 다르면 나타내는 방법도 각각 달라야 한다. 뷰어에서 출발한 회사는 그게 가능하다. 대부분 AI 인공지능 기업들은 단말기보다는 엔진에 더 집중을 하지만, 우리는 단말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병원 접근성이 좋다.

의료AI 솔루션을 실제로 판매하고 있나?

폐암 검진 솔루션을 열두군데 정도 팔았다. 서울대나 신촌세브란스 외에 국가폐암검진을 하는 종합병원에 들어가는 것을 유의미하게 본다.

5년 연속 국가 폐암 검진 솔루션으로 선정됐다는데

선정 기업은 코어라인소프트가 유일하다. 2017~2018년 시범사업, 2019~2020년 본사업을 했고 2021년에 고도화사업을 한다. AI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영상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서비스했다.

이미 갖고 있는 인프라나, 네트워크, 레퍼런스 등이 강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인공지능 엔진만 놓고 보면 성능에서 다른 곳에 비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 않을까?

성능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왜냐하면, AI는 양질의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라벨링 하는데서 성능이 거의 좌우된다. 그런데 폐암 검진용 데이터는 거의 모든 회사들이 미국에 공개해놓은 것을 쓴다. 그래서 차이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가 유독 의료 AI 부문에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따라서 엑스레이나 CT 등 흉부 데이터가 많아서라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다. 실제로 2017년부터 시범사업을 할 때 한 해 8000명 희망자에 한해서 데이터를 받았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쓸모가 있으려면 라벨링(AI가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영상이나 사진 위에 특정 사물을 표시하는 것)  검증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2010~2011년부터 데이터를 검증했다.CT 데이터를 가지고 폐암을 조기 검진 했을 때, 조기검진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검증해서 논문을 쓴 것이다.

물론, 폐암시범 사업으로 모은 데이터는 좋다. 그런데 라벨링의 품질을 높이려면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올해와 내년에 국립암센터가 중심이 되어 시범사업한 데이터를 갖고 표준데이터를 만든다. 데이터만 잔뜩 모였다고 해서 그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데이터댐 과제로 데이터를 많이 모았는데, 그 데이터가 신뢰가 있느냐는 지적이 계속해 나온다.

엑스레이 데이터는 쓰지 않고 CT 데이터만 쓰는 이유가 있나

2001년부터 3D 데이터를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3D 입체로 결과가 나오는 CT 데이터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물론 2D 엑스레이 영상으로도 작업을 할 수는 있지만, 그건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들 한다. 3D를 디스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기술이 필요한데 2D는 간단하다. 그래서 인공지능 엔진으로 시작한 곳은 2D로 접근하는 게 더 쉽다.

코어라인이 폐암 사업에서 갖는 이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 코어라인의 소프트웨어를 의사들이 쓴다. 그러면 그분들이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에 대한 의견을 준다. 그 얘기를 5년 동안 듣고  솔루션을 개선했다. 제품은 계속해 수준이 높아진다.

운영의 노하우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폐암 검진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기관의 수가 점차 늘고 있다. 처음에 14개에서 시작해서 50개가 됐고, 올해는 70개 기관이 참여한다. 클라우드에 설치해서 70개 기관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운영의 노하우는 가져가기 쉽지 않다. 연구용도 아니고, 실제로 진단용으로 쓰인다. 이걸 관리하는 노하우는 다른데는 없다.

올해 진단 솔루션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이 있나

올해는 모든 폐암 검진센터들이 AI 솔루션을 다이렉트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I 솔루션은 권역센터에서만 썼다. AI가 폐를 자동으로 분할하고, 결절 검출하는 등의 작업을 참여하는 모든 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다.

지금은 AI 솔루션이 ‘보조 진단’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언제 ‘보조’를 떼는 날이 올까?

실제로 인공지능 회사가 상업화에 성공하려면 의사의 판단 없이 되는 날이 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제가 가끔 드는 비유가 “완전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말이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도입되기 어려운 것은,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도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문제도 있지 않나

예를 들어서 지금도 사람과 인공지능 간 대결을 하면, 상위권에 인공지능이 들어가는 경우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인공지능에 진료를 맡기지 않느냐”고들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려면 여러 문제점이 있다. 인프라도 인프라지만, 책임 소재 문제가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테슬라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지나? 사람이 사고 냈을 때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낼 확률이 적음에도 그 잘못이 테슬라로 돌아간다. 인식과 책임, 판단의 소관 등에 아직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의료 뿐만 아니라 이제는 모든 영역에서 AI를 쓴다. 솔루션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려고 할 때 조언해줄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사용자 측면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고, 그다음부터 그걸 위해 AI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봐야한다. 최근 들어 투자붐이 불면서 그런 얘기들을 하더라. “너네 거 성능이 어느정도 되느냐”라고. 그런데 사실 성능이 어떻게 되느냐보다는 “너희 거를 의사들이 쓰려고 하느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성능만 우선으로 하다보면 결국 많이 사용되는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제일 잘 하는 걸 만들 수밖에 없다.

의료인공지능으로 허가받은 제품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 제품들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 그래야 이 AI가 병원의 사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상장의 목표는 무엇인가

독일에서 코어라인소프트의 제품을 사용해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하다가 유럽의 6개 나라로 그 범위를 넓혔다. 국내에서 사용되냐, 유럽에서 사용되냐, 미국에서 사용되냐, 전세계에서 사용되냐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만 쓰지만, 앞으로 투자를 받아서 열군데, 백군데 사용하게 만들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봤다.

유럽에는 회사가 없나? 왜 잘 모르는 한국 코어라인소프트의 제품을 쓰나?

클라우드 상에서 전국구로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없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도 그렇게 검증을 받은 곳이 없다.

건강검진이 정말 고맙겠다(웃음)

그렇다. 예산이 크지 않았음에도 계속했다. 지난해 심사발표를 하는데 어떤 분이 “이 예산으로 이 프로젝트를 하면 회사가 (수익이) 남아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그걸 통해 해외에 진출했기 때문에 너무 고마워 한다”라고 답했다.

예상 상장모금액은 얼마나 되나?

대략 200억원에서 300억원 사이다. 이것이 씨드머니가 되는 거다. 작년에 독일 법인을 만들었고 올해 미국 법인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다.

글로벌로 의료 소프트웨어 시장의 점유율 구조는 어떻게 되나?

예를 들어 장비 회사는 GPS라고 해서, 지이(GE), 필립스, 지멘스 세 개 업체에 도시바를 더해 빅4가 시장을 지배한다. 이 네 곳이 CT, MRI, 엑스레이, 초음파 등 규모 큰 장비는 다 가지고 있다. 이런 회사들이 작은 회사를 많이 사서 규모를 키운다.

AI 같은 경우는 각각 분야에 따라서 특성화된 회사가 많다. 조만간 어떤 회사가 크기 시작하면, 그 회사가 다른 회사를 합병해서 토탈 솔루션을 공급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수합병의 주체는 누가 될 것 같나

시장 지배력이 제일 큰 회사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고객이 많고 자본이 풍부한 회사 말이다.

종국적으로 코어라인소프트는 어떻게 될까? 인수합병을 하는 회사가 될 거라고 보나

가능성이 있는 것이, 코어라인소프트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다른 회사들은 팩스라는 플랫폼 위에서 AI를 운영중이지만, 코어라인의 경우에는 자체 플랫폼에 AI 엔진을 넣은 것이다. 플랫폼이 없는 회사는 인수합병을 해도 나중에 다른 플랫폼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영상을 분석하는 의료 AI가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기술 개선이 가능할까?

궁극적으로는 신체를 쭉 스캔하면 몸속의 정상적이지 않은 엽을 AI가 모두 찾아 분석을 해, 의사나 환자에게 “이 엽은 무엇일 것 같다”라고 알려주는 식으로 갈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는?

완전 자율주행차와 비슷하다.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완전 자율주행을 꿈꾼다고 이야기하듯, 서포트를 넘어서는 AI 의료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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