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매그나칩이 중국 사모투자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인수될 것이라고 전해진 가운데, 중국 규제당국이 양사의 인수합병에 문제가 없다며 승인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인수를 막은 상황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매그나칩을 사수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쟁의 원인은 매그나칩이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5년 OLED 슈퍼사이클이 예상되는 가운데, 매그나칩 인수 여부가 앞으로의 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매그나칩은 처음부터 디스플레이 반도체나 전력반도체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던 기업이 아니었다. 원래 매그나칩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으로 속해 있었다. 하지만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던 하이닉스반도체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에 주력하고 있던 메모리 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2003년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을 매각했고, 분사 이후 기업명을 매그나칩으로 정했다.

분사 이후 매그나칩은 매각과 인수합병을 통해 지금과 같이 아날로그 및 혼성신호 반도체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기업의 형태를 갖춰갔다. 먼저 2005년 매그나칩은 일본의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Display Driver IC) 설계 및 디자인업체 이슬론(ISRON)을 인수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이란 전달받은 디지털 신호를 패널상의 아날로그 값으로 전환해 화면으로 보여주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말한다.

더불어 2012년에는 전력반도체 업체 다윈전자를 인수했다. 다윈전자는 고전압, 고속 스위칭이 가능한 IGBT(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와 모스펫(MOSFET) 등을 생산하던 업체다. 매그나칩은 다윈전자를 인수하면서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반면 매그나칩은 아날로그 및 혼성신호 반도체 외의 사업분야는 과감하게 매각했다. 2006년에는 스마트폰 내 프로세서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문업체인 어보브반도체에 매각했다. 매각한 부문은 매그나칩의 프로세서 기술과 자산, 지적재산권 등이다. 프로세서와 관련된 사업을 대거 정리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후 2020년에는 파운드리 사업도 SK하이닉스 등이 출자한 특주목적회사(SPC)에 매각했다. SK하이닉스가 다시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파운드리사업부까지 정리한 매그나칩은 아날로그 반도체 및 혼성신호 사업에 집중하게 됐으며, 현재는 OLED 디스플레이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2021년, 중국 사모투자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14억달러(한화 약 1조6065억원)에 매그나칩을 인수하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매그나칩은 201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는데, 해당 주식 전량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진행될 방침이다.

이번 인수 건에 대해 중국은 당연히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과거 LCD 시장의 경우만 해도, 중국은 가격을 대폭 낮춰 우위를 점한 적이 있다. 이후 2025년 OLED 호황이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은 눈을 돌려 OLED 시장도 장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그나칩 인수는 중국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나라와 미국은 매그나칩의 매각 절차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5년 OLED 호황이 예상되는데 이 패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중국이 첨단 OLED DDI와 전력반도체 사업 기술력을 단숨에 끌어올려 LCD처럼 패권을 장악할 것”이라며 “최근 국가 간 주요 산업 기술 유출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우리도 이를 방지할 만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한편, 미국증권거래소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매각 절차를 중단하라는 중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현재 매각 절차가 중단돼 있는 가운데, 그간 중국이 해외 기업의 인수를 번번이 무산시켰기 때문에, 중국의 인수과정 또한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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