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어떤 신기술을 이용할까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물류센터는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에게 10억개 이상을 물품을 배송한다. 프라임 고객에게는 미국 내 주문의 경우 2일 내 배송을 약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고객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순간 제품 위치와 배송 동선을 예측하는 것에서부터 각종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뒷받침하고있다.

아마존 측은 이에 대해 “아마존의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은 인공지능, 자동화, 아마존 직원이 만들어내는 교향곡”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8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빌더 온라인 시리즈’ 온라인 컨퍼런스에서는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어떤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됐다.

제품 입고

아마존은 제품을 입고시키에 앞서 방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AWS 기술로 구현된 예측 엔진은 매일 4억개 이상의 제품 수요를 예측한다. 아마존은 원래 사람이 만든 룰을 기반으로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었는데 2015년부터 딥러닝을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9년 아마존 리마스(re:MARS) 행사에서 딥러닝을 활용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정확도가 15%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에서 활용한 예측시스템은 ‘아마존 포캐스트’라는 이름으로 AWS가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의 시기별 매출 데이터, 날씨, 진행했던 할인 이벤트 등의 데이터를 넣으면 수요예측 결과를 API로 받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택배량 예측 시스템에 아마존 포캐스트를 활용하고 있다.

제품이 입고되면 아마존 오로라 DB에 데이터가 입력된다. 오로라 DB는 AWS가 개발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 트랜잭션 처리에 주로 활용된다. 아마존은 원래 이 용도의 DB로 오라클 제품을 주로 사용했었는데 2019년 오라클 DB를 오로라 DB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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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보관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작업자가 움직이지 않고 제품이 작업자에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아마존 직원이 업무 시작을 위해 작업장에서 로그인을 하면 아마존 물류센터 로봇은 보관 포트를 끌고 직원을 향해 다가온다.

직원은 입고된 상품을 보관 포트의 상자에 적재한다. 직원은 바코드를 찍어서 아마존 표준 식별 번호(ASIN)를 부여한다. 이렇게 제품이 재고에 추가되면 해당 제품의 수량 및 위치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물류센터에서는 유사한 제품끼리 재고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라면은 라면끼리, 물은 물끼리 배치해야 작업자가 찾기 편하다. 그러나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랜덤 방식으로 제품을 배치한다. 아마존 직원들은 상품의 종류는 신경쓰지 않고 눈앞에 있는 보관포트의 상자에 제품을 담아둔다. 제품이 보관포트에 담기면 그때부터 이용자의 주문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작업자가 아무 곳에나 막 제품을 담아두는 것은 아니다. 한쪽에 너무 많이 넣어서 보관 포트의 균형이 무너지거나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제품을 한 상자에 담으면 꺼낼 때 실수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작업자가 어느 상자에는 넣으면 안 되는지 빨간불로 표시한다. 작업자는 보관포트 중에서 빨간 불이 들어온 상자에는 제품을 넣지 않는다. 이를 위해 보관 포트에 담긴 제품들의 무게 분포를 분석하고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유사한 제품은 한 상자에 담기지 않도록 했다.

일반 기업들은 일년에 한 번 정도 대대적인 재고 조사를 펼친다. 그러나 아마존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고를 자동 조정해서 인위적인 재고조사는 필요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나 예기치 못한 사건은 터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굴러다니는 병이 로봇 이동 중에 떨어져 깨질 수도 있다. 아마존은 이를 디펙션 이슈라고 부른다. 이런 디펙션 이슈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아마존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집품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로봇이다. 아마존 물류센터 각 층에는 수천 개의 로봇이 움직이고 있다. 직원이 주문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도의 로봇이다.

고객이 아마존닷컴에서 구매 버튼을 누르면 로봇들은 순서대로 제품이 위치한 보관 포트를 찾아 해당 포트를 담당 직원에게 옮겨다준다. 로봇은 물류센터의 특정 구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돼 있다. 로봇은 이동식 바닥의 2D 바코드를 읽으면서 길을 찾는다.

로봇이 보관 포트를 끌고 오면 직원의 작업장 스크린에는 집품해야 할 제품의 사진과 수량이 표시된다. 앞서 배치 작업장에서 작업자가 빨간불이 들어온 상자에 제품을 넣으면 안되는 것과 반대로, 집품 작업장에서 작업자는 하얀불이 들어온 상자에서 제품을 꺼내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야 한다.

아마존에서는 주문을 단일제품 주문과 복수제품 주문으로 구분한다. 단일제품은 처리가 간단하지만, 복수제품 주문은 복잡해질 수 있다. 고객이 6개의 제품을 주문했다고 하자. 이 제품이 모두 하나의 물류센터에 있다면 그나마 일은 간단하다. 6개의 로봇이 움직이고, 작업자는 6개의 제품을 집품해 하나의 박스에 담으면 된다.

문제는 제품들이 각기 다른 물류센터에 비치돼 있을 경우다. 아마존 프라임 고객은 빠른 배송을 원해서 별도의 회비를 내는 고객들이다. 각 물류 센터에서 하나의 센터로 모은 다음에 배송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은 복수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개별 물류센터에서 각각 배송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하나의 제품을 다른 물류센터로 배송한 다음 하나의 박스로 배송하는 것이 나을지 판단한다. 첫번째 판단 기준은 배송 시간이고 ,그 다음으로 비용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때문에 고객은 한 주문에 여러 개의 박스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또하나 흥미로운 점은 박스 포장을 할 때 박스나 봉투의 크기가 자동으로 선택되고 테이프 길이까지 인공지능이 결정해서 자동으로 컷팅된다는 부분이다.

배송

집품이 완료되면 배송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한다. 다른 물류센터로 보내거나 최종 배송을 위한 운반차로 이동된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배송 상자마다 알맞은 운송 방법을 결정한다. 고객에게 약속한 시간 내에 최저의 비용으로 배송 가능한 최적의 운송사를 찾기 위한 것이다.

배송 전에 박스는 다시 품질관리 절차를 받는다. 박스의 중량을 체크해서 고객이 주문한 제품의 중량과 비교한다. 중량이 초과되거나 부족할 경우 그 박스는 다시 검수장으로 이동한다.

아마존의 한 물류센터에서 박스를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는 20Km에 달한다고 한다. 컨베이어 벨트가 고장나면 아마존 물류센터의 업무는 정지된다. 이 때문에 컨베이어 벨트에 센서를 부착해서 매일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결함이 예상되는 벨트를 사전에 찾아내 교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게 배송 박스는 물류센터를 떠나 최종 고객에게 전달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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