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애월아빠들’은 가장 흔한 단백질 공급원에도 스토리를 불어넣어주면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사례다. 제주산 달걀을 국내외로 판매하는데, 지난해 연매출이 140억원 수준이다. 늘어난 주문을 고려한 올해 매출액은 2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하는 ‘D2C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애월아빠들 1호 아빠인 이욱기 제주웰빙영농조합법인 대표를 초대하겠다고 말을 하자, 주변에서 “나도 애월아빠들에서 계란 사먹는데! 궁금해, 만나보고 싶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깜짝 놀랐다. 달걀 파는 회사가 사람들에게 궁금함의 대상이 되는 사례를 이전에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달걀 브랜드 하나로 육지까지 유명해진 곳. 제주에서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있는 서울 합정동으로 날아온 이욱기 대표에게, 애월아빠들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했는지 등을 물었다.

깜찍한 캐릭터. 내부에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웹툰작가가 소속되어 있어 애월아빠들의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웹툰과 캐릭터, 굿즈 등도 만든다.

애월아빠들은 어떤곳인가

말 그대로 아빠들이 제주도에서 닭을 키우고 있다.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키워 생성과 유통까지를 책임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계란 농부들이다.

계란 하나로 브랜딩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버지 때부터 40년 가까이 계란 농부 일을 했다. 아버님이 농장을 했을 때는 상인거래를 했는데 계란 값을 떼이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직접 판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름(브랜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애월아빠들이라는 브랜드 명이 귀에 꽂힌다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애월에서 태어나 애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하다보니까 아빠들이 한명 두명 모였다. 이 아빠들이 제주도에서 가족들 먹거리를 올바르게 잘 키워 고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어한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욱기 애월아빠들 1호 아빠.

브랜드를 만들어서 소비자에게로 직접 가는,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을 택했는데

지금도 마트 거래가 크긴 하다. 그래도 가장 신선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고객에게 바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주 내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배송을 하고 있고, 제주 외의 지역은 택배로 발송한다.

직접 배송에서 물류는 어떻게 해결했나

직원들이 직접 냉장차량을 운전해 배송을 한다.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애월아빠들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

현재는 한 70명 정도다.

애월아빠들이라는 이름을 소비자에게 알리는데는 어떠한 방법을 택했나

어떻게 전달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단은 책을 많이 보면서 공부를 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했는데, 오프라인에는 현수막도 달고 차도 예쁘게 랩핑을 하고 간판도 달았다. 방문영업을 했다. 온라인에서는 채널 확장을 했는데, 인연이 닿은 웹툰 작가와 협업도 하게 됐다.

어떤 작가와 어떻게 협업했나

‘지토툰’을 그리던 작가가 직원의 친구였다. 제주에서 같이 저녁을 먹다가 함께 일해보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지토 작가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본인 사업을 위해 굿즈 등을 만들어볼 시점이 되던 때였다. 작가에게 애월아빠들에서 먼저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참여를 하게 됐고 지금은 완전히 직원이 됐다. 현재 애월아빠들의 과거를 웹툰으로 그려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예를 들어서 박경리 선생의 ‘토지’라는 소설이 20년에 걸쳐 만들어졌는데, 그런 프로젝트를 하기로 한 거다.

애월아빠들 판 대하소설같은 건가?

이제 시작했다(웃음). 장기적으로 가보려고 한다.

기업의 서사를 만든다는 점에서, 브랜딩을 이제 시작한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나?

아버지 때부터 시작해서 저,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100년 이상을 가야하는 운명인 것 같다. 길게 봤을 때 그런 준비를 하고 실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했다.

긴 시간 동안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인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건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고 싶더라. 그래서 고객들하고 소통을 한다. 가정 배달을 하다보니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후기를 바로바로 받게 됐다. 그에 맞게 더 노력하고 진심으로 대한다면 그 마음이 고객한데 전달이 될 거라고 본다. 소비자와 서로 믿으면서 길게 가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유통하는 상품이 계란 하나에 머물러 있을 것 같진 않다

사육방식이 매뉴얼화되고 표준화된다면 닭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물이나 축산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고 있고,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자문도 많이 구하고 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자연순환농업’을 생각하고 있다. 닭의 분으로 인해 생산되는 좋은 비료를 ‘계분’이라고 하는데 이걸 농사 짓는데 쓰고, 작물이 수확이 되면 그 일부는 닭이 먹는 식이다.

쿠팡 등에서 미국산 계란도 판매되고 있다. 계란도 하루만에 미국에서 날아오는구나 싶어서 깜짝 놀랐다. 최근 국내산 계란이 조류독감 때문에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수입산 계란이 더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판매도 잘 된다고 들었는데, 이런 상황을 리스크라고 보나? 친환경농법으로 키운 닭에서 나온 달걀은 가격이 더욱 비쌀텐데 말이다.

축산농가로서 안타깝기는 하다. 지금은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지금은 조류독감 때문에 잠깐 중단되어 있긴 하지만, 우리도 우리 계란을 올 초까지는 홍콩과 두바이에 판매를 했었다. 다음달부터 다시 개시를 할 예정인데, 우리 계란이 현지에서 반응이 괜찮다.

수출까지 한다는 이야기인데, 가까운 거리든 먼 거리든 신선식품을 유통할 때 어떻게 품질관리를 하나?

콜드체인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모든 것이 10도 이하에서 이뤄지도록 관리하고 있다. 제주에서 육지로 올라올 때 냉장탑차가 배에 실려서 올라온다.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로 냉장 컨테이너로 저온처리해서 콜드체인으로 유통이 되고 있다.

아마도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할 이야기 같다. 실제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 궁금하다.

매년 성장하고 있다. 정체기도 있었고 이슈도 있었지만, 작년에 비하면 올해 더 성장할 것 같다. 지난해에 월매출 12억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월 17억원 정도다. (지난해 140억원 정도 연매출이었다면) 올해는 190억~200억원 정도 매출이 날 것으로 본다.


계란을 팔아서 그렇게 많이 벌다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확실한 브랜드의 힘 같다. 그런데 수출에 콜드체인을 유지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비용이 좀 나온다. 다만, 1차산업분야에는 수출 물류비 지원이 있다. 그걸 활용하고 있다.

두바이에서는 우리 계란에 대한 수요는?

지금까지는 한인마트 위주로 나갔다. 다행히 한인은 제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게 알려지고 해서, 현지마트도 섭외가 되고 있다. 더 실력을 키워서 현지마트에 입점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다른나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지금은 싱가포르를 목표로 잡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쪽도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에서 생활과 식품 부문이 커지고 있다. 식품으로 브랜딩을 하거나 진출을 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에게 선배로서 하고픈 조언이나 공유하고픈 경험담이 있나?

주위에 1차산업을 하는 분들게 “이름을 꼭 가져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냥 ‘계란’ ‘돼지’ ‘수박’ ‘사과’라고 하는 것보다는 “누구의 계란, 누구의 수박”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다. 내 이름을 붙이게 되면 더 열심히 잘 키우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거고, 그 소비자들은 이름을 기억했다가 더 좋은 조건에 사서 가치를 평가해주는 선순환이 생긴다. 그래서 이름을 꼭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좋은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이, 내 지역명과 본인의 이름을 붙여서 하면 더 노력하는 마음이 생길 거다.

좋은 말씀이다. 그렇지만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잘 가서 닿는 그런 기회가 누구에게나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쉽지는 않지만 고민만 하다보면 시간이 다 간다. 실천해야 하고 두드려야 한다. 감명깊게 봤던 것이, 배달의민족과 관련한 책이다. 지금은 대단한 회사가 됐고 가르침도 주고 있지만 시작에는 그 회사도 결국은 노가다였다. 노가다라는 것이 어떤 거냐면, 곳곳의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들고 오고, 한분한분 섭외한 것이 오늘날의 토대가 됐다. 1차상품을 하면서 생산을 잘하는 것도 맞지만, 광고나 홍보도 해야 한다. 전단지 같은 걸 만들어서 가가호호 다니거나, 마트 같은데를 가서 설명을 하거나 등이다. 크게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스토리들이 애월아빠들 홈페이지에 가보면 콘텐츠화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직원들 인터뷰 같은 것들이다

궁금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다. 소비자분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 어떤 방식으로 이 생산물을 만들어서 우리한테 공급을 해 주는 걸까?”라고 궁금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터뷰를 하다보니 일하는 직원들이 좋아했다. 말을 꺼내면서 회사에 대해 더 고민하고 애착을 갖게 되니까 양쪽으로 더 좋은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고객과 양방향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고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도 만들 예정이다. 아버님이 40년 동안 양계장을 하셨던 터가 있는데, 리모델링을 해서 고객분들이 편안하게 있다가 가는 공간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할 것 같다. 좋은 제품으로 국내외 소비자들한테 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고, 또 사회의 일원으로서 전체가 다 잘 지낼 수 있는 것에도 같이 고민을 하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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