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러브콜 보내는 독일, 유럽 IDM 2.0의 미래는?

인텔이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독일 뮌헨 인근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독일 뮌헨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아일랜드 킬테어 주 레익슬립 인근에 또 다른 7nm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중이다. 레익슬립 생산라인은 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레익슬립 생산시설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보통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가동하는 데까지는 2~3년이 걸리는데, 현재 인텔의 경우 7nm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 시점 안에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이 적어도 2023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독일 진출에 대해 인텔코리아 박민진 상무는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은 확실하지만, 현재 명확하게 발표가 난 것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설하는 반도체 공장”이라며 “유럽 내 구체적인 지역은 아직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유럽 국가들 중, 독일이 적극적으로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독일과 협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독일의 경우 인텔과 애플 등 반도체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인텔 또한 유럽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 점이 맞아 떨어져서 독일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인텔은 지속해서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기 최적기이다. 우선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속해서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사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수요 자체도 높기 때문에, 인텔도 이를 노리고 전략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지난 3월 새롭게 반도체 종합 기업으로서의 전략을 발표한 IDM 2.0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기존 파운드리 시장은 주로 아시아 지역에 치우쳐져 있었는데,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새롭게 설립해 균형을 맞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텔은 IDM 2.0 발표 당시 “기존의 x86 IP를 사용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지원하고, 인텔 파운드리를 사용하는 고객사에게는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x86 IP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텔이 처음 계획대로 IDM 2.0 전략을 펼칠 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황이다. IDM 2.0 발표 당시, 인텔은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인텔의 x86 코어 아키텍처를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인텔은 이미 과거 x86 코어 아키텍처를 두고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다. 과거 AMD는 인텔을 고객사로 두고 있었는데, 당시 x86 아키텍처를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파악하고 인텔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하지만 곧 인텔은 x86 아키텍처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소하고 AMD와 법정공방을 거치기도 했는데, 여러 분쟁과 논란 끝에 이후 인텔은 철저하게 자사 IP를 보호하면서 사업을 이어갔다.

지금 x86 코어 아키텍처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인텔과 AMD, 둘 뿐이다. 인텔의 x86 아키텍처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 즉 ‘윈텔’을 기반으로 컴퓨터가 개발돼 왔기 때문에, 인텔이 지금까지 컴퓨터 CPU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x86 코어 아키텍처를 AMD 외 또 다시 다른 경쟁사에게 공개해 시장을 빼앗길 위험 요소를 만들 이유가 인텔에게는 없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으로 파운드리는 진출하되, 처음 IDM 2.0을 발표했을 때의 전략과 다소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한편, 인텔의 유럽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역과 설립 일정은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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