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승인 앞둔 ADI-맥심 인수, 그들이 손을 잡은 이유
아날로그 반도체 아나로그디바이스(이하 ADI)의 통합 솔루션 반도체 기업 맥심 인터그레이티드(이하 맥심)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양사는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에서 경쟁사였으나, 지난 2020년 7월 ADI가 맥심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밝힌 인수 금액은 200억달러(한화 약 23조원)으로, 인수 합병이 성사될 시, 합병 회사의 가치는 680억달러(한화 약 77조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통합을 통해 자율주행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ADI는 특화된 아날로그-디지털 변환회로(ADC), 디지털-아날로그 변환회로(DAC),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디지털 신호 처리 장치(DSP) 등 전반적인 아날로그 반도체를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맥심은 아날로그 반도체 및 통합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표준화된 설계자산(IP)를 기반으로 SoC(시스템 온 칩)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전력, 보안, 자율주행칩 등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인수 건은 관계자들의 만장일치로 진행됐다. 이처럼 ADI가 맥심 인수를 반긴 이유는 자율주행차 사업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는 TI(Texas Instrument)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차량용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2위 업체인 ADI도 이를 추격하기 위해 차량용, 특히 자율주행차 사업에 팔을 걷는 모양새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빛, 소리, 압력, 온도 등 다양한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부품을 말한다. 특히 자율주행차 개발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교통신호 시스템 인지, 차간 간격 유지, 위험 감지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 아날로그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차의 수요 증가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MR(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2019년 542억달러(약 61조3544억원)에서 2026년 5560억달러(629조392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2022년에 80조원 규모까지 성장해 연평균 6.6%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IC인사이츠는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전력운용, 신호변환, 자율주행 등에 의해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ADI의 맥심 인수 건을 심사하는 국가는 총 8개 국가로, ▲미국 ▲필리핀 ▲대만 ▲EU ▲싱가포르 ▲한국 ▲중국 ▲일본이다. 이 중에서 중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ADI의 맥심 인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중국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DI의 맥심 인수에 대해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해외 반도체 기업 인수를 시도해 왔으나, 미국의 제재에 의해 번번이 결렬돼 왔다. 이후 중국은 지속해서 해외 국가의 인수합병에 번번이 어깃장을 놨는데, 이번에도 중국이 반대 카드를 들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ADI의 맥심 인수 건은 미국 기업 간 진행되는 인수 합병 과정이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 인수를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4월 21일 ADI의 맥심 인수 건을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관련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고 점유율 증가폭이 6%p로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해 독과점 및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며 승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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