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크핀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신파일러’와 ‘대안신용평가’인데요. 대체 이 둘은 무엇이고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신파일러(Thin Filer)란 신용카드나 대출 등 금융이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주로 대학생, 사회초년생, 주부 등이 해당됩니다. 대안신용평가는 신파일러를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 신용평가모형이 주로 신용카드 내역, 대출 내역 등 금융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한다면, 대안신용평가는 비금융 정보로 신파일러들의 신용을 평가합니다.

비금융 정보는 통신비 내역, 체크카드 이용정보, 쇼핑 이용내역 등으로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통신비를 미납하거나 연체한 이력이 없는 경우 신용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비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신파일러들의 신용을 새롭게 평가하는 것이지요.

최근 테크핀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신용평가사(CB) 데이터에 자체 데이터를 더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 도입하고 있습니다. 신파일러와 중저신용자들에게 대출 문턱을 낮추고, 폭을 넓히기 위한 취지입니다.

가장 먼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도입한 곳은 네이버입니다. 네이버는 신파일러 중에서도 온라인 소상공인에 주목했습니다. 작년 12월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자사 플랫폼 소속의 소상공인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선보였습니다.

네이버가 만든 대안신용평가모형은 소상공인의 자본금, 누적 매출액이 아닌 매출흐름, 단골고객 비중, 고객리뷰, 반품률 등의 지표에 중점을 뒀습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와 신용평가사(CB)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더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만들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왜 온라인 소상공인에 주목했을까요.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사업자 대출은 대부분 담보나 보증을 해야 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야 대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온라인 소상공인들은 결국 고금리 대출상품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가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대출상품을 출시한 결과, 6개월 만에 누적 대출 약정액 500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온라인 소상공인들의 수요가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번달 9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도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달 9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습니다. 기존보다 세분화된 평가가 가능해 대출 고객 범위와 대출가능 금액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입니다. 즉, 신파일러와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죠.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에는 카카오뱅크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쌓아온 대출 신청 고객들의 금융 거래 데이터가 반영됐습니다. 통신료 납부정보, 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지점이 없는 카카오뱅크는 전체 이용자 1650만명이 앱에서 모든 활동을 하기 때문에 앱 내 고객 행동, 거래 유형 등의 데이터가 자사 신용평가모형의 강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반기에는 휴대폰 소액결제정보, 개인사업자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할 예정입니다. 현재 카카오페이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고, 2022년에는 카카오 계열사의 비금융정보를 분석해 적용할 계획입니다. 카카오커머스부터 카카오택시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카카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에 녹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신용평가사의 데이터에 토스가 몇 년간 축적해 온 금융,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하는데요. 계좌·카드이용 정보, 각종납부 이력, 통신서비스 이용정보, 자산관련 데이터가 포함됩니다.

기존 은행은 1~2년 주기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한다면, 토스뱅크는 능동적이고 자유롭게 모형 고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토스뱅크 측의 설명입니다. 하루에도 방대한 금융, 비금융 데이터가 쌓이는 만큼 이를 반영해 신용평가모형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안신용평가의 문은 이제 막 열렸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핀테크 업체들이 도입하면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안신용평가가 신파일러와 중저신용자에게 얼마나, 어디까지 길을 열어줄지 기대가 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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