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및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역량 강화에 팔을 걷고 나선 가운데, 국내 소부장 역량이 과거에 비해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과 그에 따른 생산라인 증설, 그리고 일본 수출 규제와 그에 따른 정부 차원의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편 및 ‘소부장 2.0 전략 마련’ 등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K반도체 전략과 EUV 클러스터 조성 등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반도체 역량뿐만 아니라 소부장 역량 또한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기존에는 소재나 장비 분야에서는 일본, 미국 등 국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소부장 국산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정책을 다수 마련하고, 업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및 국가 차원에서 소부장 기업들의 국산화 개발 지원과 발주 등으로 힘을 실어주자 소부장 국산화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국내 소재 관련 중소기업 관계자도 “일본 수출 규제 이전에는 일본, 미국 등 이미 시장을 다수 점유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이 밀집한 국가로부터 소재나 장비를 주로 사용했다”며 “이 같은 현상 때문에 국내 소부장 기업은 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의 소재를 바꾸거나 새로운 장비로 제품을 생산하면 이와 관련된 부품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기술과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한다. 이전에는 굳이 고객사들이 이런 수고를 감내하면서까지 소재나 장비를 바꿀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국가 차원에서 정책이 마련되고, 기업들도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기업들이 개발 지원과 주문 발주 등 적극적으로 국내 소부장 기업 키우기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 매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14에도 정부는 K반도체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는 EUV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EUV 클러스터는 EUV 장비 고객사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SML이 한국에 마련한 것으로, 재제조시설(폐기 단계에 있는 제품을 회수해 본래 제품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복구하는 시설)과 트레이닝 센터를 마련해 EUV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SML 관계자는 “EUV 클러스터에서 직접 장비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EUV 장비를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뿐만 아니라 EUV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양해 낸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국가 차원의 소부장 역량 키우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곧 국가의 경쟁력인데,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소부장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이 역량을 강화했을 시 무역과 경제, 안보 등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반도체 생산라인과 소부장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한편,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소재 장비 업체에게 호재가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장비업체의 경우에는 매출이나 수요 면에서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기업 상황이나 주가 등의 면에서 큰 변동이 생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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