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의 중요성은 기업들 목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페이팔, 토스, 카카오뱅크, 벤모 등이 핀테크 기업이다. 페이팔은 페이팔 출신들이 연쇄 창업에 성공하며 ‘페이팔 마피아’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핀테크로 분류되지 않는 기업도 핀테크 요소를 사용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카카오, 네이버는 모두 간편결제와 이커머스 솔루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도 핀테크 기업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중국은 오프라인 시장 전체가 핀테크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중국에 가면 노점에서도 현금이나 카드는 받지 않고 위챗페이 결제만 받는다는 말이 있다. 위챗페이는 이렇게 QR 기반의 간편송금에서 더 나아가 식당 예약, 콜택시, 이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모바일 광고 등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된 모든 영역으로 확장해 ‘슈퍼 앱’으로 불린다. 흔히 “화장실 갈 때 빼고는 위챗 가상 세계를 떠날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로 핀테크 기반으로 크게 성장한 서비스가 바로 위챗이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업계에서는 투자도 활발하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1991의 투자 건수가 발생하여 421억 달러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19 글로벌 핀테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시장이 가장 발달한 국가는 미국으로, 2018년 핀테크 관련 투자 규모 5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역시 2018년 한해간 총 372건 227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유치됐다.

그러나 핀테크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은 아시아다. 중국에서 화끈한 투자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도 3억4600달러 규모로 투자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발리퍼블리카가 2020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67개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어니스트&영의 조사 결과, 중국과 인도의 소비자 87%가 핀테크를 받아들였으며,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는 67%가 간편결제와 모바일 뱅킹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46%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즉, 핀테크는 아시아 시장에서 도입 속도도 빠르고 성장성도 높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성의 핀테크 창업은 지원과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비교적 견고한 금융 정책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2019년부터 최대 4년 동안 기존의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핀테크 기업의 사업성을 테스트하도록 하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은 한국에서 전 세계에 진출하는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액셀러레이터다. 주로 서울시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 기반 핀테크 기업들을 글로벌로 진출시키고, 반대로 글로벌 기업을 서울에 유치시키는 역할도 한다.

주요 역할은 서울시 혁신성장펀드 투자 연계, 사업자금 지원, 금융사 네트워킹 등을 통한 투자 IR 지원 등이다. 또한, 해외 우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연계, 해외 진출 글로벌 사업화 프로그램, 해외 투자자 및 제휴 파트너 매칭 등 각종 해외 대상 IR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의 가장 큰 장점은 지자체 운영을 통해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팅과 정책적 지원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핀테크랩 내부에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상담과 지원을 가능케 하며, 금융감독원, 특허청 등 서울핀테크랩 내에 현장상담소를 설치 및 운영한다. 지자체 액셀러레이터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실제로 주차장 운영사를 대상으로 모바일 간편결제와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레드폴카(대표 차원영)’는 서울시 행정 인프라를 테스트베드로 개방하는 ‘테스트베드 서울’ 사업에 참여해 기술 실증과 사업성 검증 기회를 잡았다. 레드폴카는 서울창업허브에서 주차장 간편결제 서비스 시범 운영을 거쳐 현재 정식 운영 중이다.

서울핀테크랩은 투자와 IR 지원 외에도 한국 금융의 허브인 여의도 사무실이 지원된다. 1년마다 연장평가를 통해 최장 2년간 공유오피스 위워크 여의도점의 사무실(1~30인실)을 지원한다. 위워크 여의도점의 총 6개 층을 서울핀테크랩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위워크의 강점인 회의실, 교육장, 공용 라운지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지원으로 서울핀테크랩은 2020년 한해 동안 전체 617억원의 투자유치, 700억 원대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725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서울핀테크랩이 위치한 여의도 위워크

서울핀테크랩은 여의도 위워크 6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 입주 기업인 ‘8퍼센트’는 지난 2019년 10월 입주 후 입주 기간 동안 2020년 4분기 매출액 104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P2B 방식 금융플랫폼을 운영하는 ‘한국어음중개’는 작년 한해 누적 투자액 80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진출의 경우 2021년 4월 기준 미국(4개사), 일본(4개사), 싱가포르(2개사), 베트남(5개사) 등 8개 국가에 12개사가 진출했다. 해외지사나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거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대표 기업으로는 머신러닝 및 그래프 분석을 활용해 헤지펀드에 필요한 블록체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팀블랙버드(TEAM BLACKBIRD, 미국)’, 중소기업이 보유한 전자어음을 P2P금융을 통해 할인해주는 공급망 금융 플랫폼 ‘한국어음중개(KROSS, 베트남)’ 등이 있다.

서울핀테크랩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로보어드바이저, 간편결제, 인슈어런스 테크, 생체인증 등 금융과 관련된 기술 중에서도 다양한 편이다. 이중 ESG를 통해 기업의 비재무 안전성을 검증하는 ‘지속가능발전소’도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해 있다. 지속가능발전소의 윤덕찬 대표에게 ESG 사업의 가능성과 서울핀테크랩의 지원 방향에 대해 물었다.

👉지속가능발전소(Who’s Good)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산업기술원, 산업자원부, LG환경연구원, 벨기에 Young&Global Partners에서 EHS (Environment, Health & Safety) 컴플라이언스 연구원, 컨설턴트 및 감사로 활동했으며, 이후 유럽의 한 ESG평가기관에서 근무하여 ESG평가를 경험한 윤덕찬 대표가 창업한 ESG 분석 전문 핀테크 기업이다. 공공데이터, 뉴스 등을 통해 기업의 Environment, Social, Corporate Governance (ESG) 세가지 항목을 측정해 기업의 비재무 리스크를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인지를 판단한다. 2015년부터 미국에 ‘Who’s Good’ 이라는 미국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현재 유럽의 Solactive, NH투자증권 등과 함께 ESG 지수를 서비스한다.

윤덕찬 대표

대표님의 이전 사업 경험과 핀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글로벌 ESG 평가사를 경험한 후, ESG 평가시장의 문제점을 알았습니다. 그 문제는 데이터와 IT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창업하게 됐습니다.

서울핀테크랩 지원 계기가 있다면요.

금융사가 많은 여의도는 잠재고객과 미팅하기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런데, 그전까지 모든 오피스 지원은 대부분 강남이거나 분당, 을지로 등 여의도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핀테크 기업에게 최적의 장소에서 그것도 여의도역 바로 앞에 있는 위워크 여의도점에 오피스를 제공해 주는 것은 엄청난 지원이었습니다.

비재무 리스크와 재무적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무적 리스크는 기업의 핵심적인 관리사항으로 오랫동안 경영의 기준이 되어 왔습니다. 또한 재무 리스크도 숫자로 이루어져서 있어서 오랫동안 연구되고 상당부분 예측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비재무는 정성적이고, 비정형적이고 특정되지 않았으며, 기업의 재무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도 불분명합니다. 때문에 간과되어 왔었으나, 비재무 리스크도 기업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나아가 성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이 최근 밝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정량화하여 재무 리스크처럼 분석하고 예측하려는 시도가 늘었습니다.

ESG는 국내에서는 최근 화두가 된 개념입니다. 이것을 과거부터 평가할 수 있어야 평가모델이 성립할 수 있었을 텐데요. 기업의 과거 행적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궁금합니다. 만일 최근에서야 ESG 경영을 도입한 기업이라면 불리하지 않을지요.

ESG는 리스크입니다.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단지 투자자의 관점에 따라 기존에 관리하던 E&S를 기업 지배구조 이슈와 함께 묶어서 보는 것입니다. 그것을 환경경영이라 부르던, 인권경영이라 부르던, 준법 경영이라 부르던 것이었으며, 따라서 기업은 이미 비즈니스와 이해관계자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과 관계에 대해 관리해 나가고 있었고, 그것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ESG 경영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과거를 기초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ESG의 경우 주요 대기업들이 주요 화두로 삼고 있는 만큼 상장사에게 유리한 신용 정보가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지요.

네. 맞습니다. 원래 ESG 평가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또는 bias 중 하나가 바로 size premium입니다. 이 bias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일반 펀드 및 투자상품과 ESG 투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형주 중심의 펀드와 구성이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있어 왔습니다.

그러한 최근에는 AI 등 데이터 애널리틱스 기술이 도입되면서 평가과정의 다양한 bias를 해결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기업 중심의 ESG 투자에서 실제 작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일반펀드와 다른 구성으로 실제 기존 대비 아웃 퍼폼 하는 상품들도 등장하였고, 나아가 팬데믹에도 견고한 성과를 보이는 사례들이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머신러닝에서 사용하는 주요 데이터 소스는 무엇인가요. 비상장사의 경우 정보가 굉장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SG는 원래 기관투자자들이 상장사에게 요구하는 정보입니다. 반면 ESG 자체는 공시기준도 없어서, 기업의 공시 내용도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보고자 하는 ESG 리스크 정보는 거의 보고되지 않고, 기업은 자사의 비재무 리스크를 감추어왔습니다. 때문에 리스크 식별이 늦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재무 리스크를 찾기 위해 평가사들은 여러 언론사의 뉴스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머신러닝에서 사용하는 주요 데이터 소스도 뉴스 데이터입니다. 그중에서 특히 리스크 정보를 담고 있는 사건 관련 bad news입니다. 다만 기업에게 제공받지 않기 위해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기업 데이터 (공공데이터)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적하신 대로, 상장사의 경우도 이러한 정보가 제한적이므로, 비상장사의 경우는 더욱 이러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ESG의 안정 여부가 기업 성장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ESG는 기업에서 비용으로 인식했습니다. 따라서 기업가치에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ESG 사건사고가 늘고 그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ESG가 수익성과 성장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ESG 투자에 있어 ESG integration이라는 전략을 활용할 때 기업 가치평가에서 ESG가 좋은 기업은 (r)뿐 아니라 (CF), (g)에 반영하여 활용하기도 합니다.

서울핀테크랩 지원과 금융위원회 지원이 공조해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서울핀테크랩과 금융위 지원이 직접 공조하지는 아직 못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를 대신하여 핀테크지원센터가 서울핀테크랩과 공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해 줌으로써, ‘지속가능여신’(sustainable lending)에 관심이 없던 금융사들에게 그 가치와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저희에게 주었습니다.

핀테크지원센터는 금융위와 핀테크 스타트업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고, 금융위의 여러 지원사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책임보험 가입 지원, 핀테크 테스트베드 지원사업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울핀테크랩에서 사무실, IR 지원 외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중에서도 지속가능발전소에서 가장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무엇인지요.

지속적인 잠재고객과의 미팅 주선입니다. 저희는 서울핀테크랩의 지원을 통해서 NH투자증권을 만났고, NH투자증권이 지수사업을 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결국 NH와 함께 최초로 ESG 지수를 지난해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ESG 평가 모델 구축 시 해외 진출이 가능한지요.

가능합니다. 원래,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 진출을 위한 것으로, 따라서 저희 ESG평가모델도 글로벌 기준을 철저히 따르고 있습니다. 단지 한국에서 테스트하고, 레퍼런스를 만들어서 해외에 진출하려고 했습니다.

ESG 평가 후 실질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대출이나 여신 등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저희 지속가능성신용평가모델은 중소기업의 대출 및 여신에 적용하는 ESG 평가모델입니다만, 아직 시중은행이 정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최근 ESG에 대한 관심과 녹색금융 및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은행의 관심이 커지면서, 6월부터 기업은행이 저희 SCB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현대커머셜이 지난 1월에 오픈한 기업대출플랫폼인 고펀딩을 통해 저희 SCB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서울핀테크랩과 금융 당국의 또 다른 지원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UN PRI와 세계은행은 모든 국가의 정부에게 ESG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금융체제 도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선진적인 ‘지속가능 금융 제도’를 국내 금융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모델과 기술을 가지고, 올해 목표는 일본 및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성공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ESG를 통해 상장사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속가능발전소와 같은 핀테크 기업은 국가의 보석이 될 존재다. 애초부터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설계된 사업이며,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많은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오랫동안 금융의 꽃은 주식으로 불려왔고, 그 꽃은 주로 여의도에서 피어왔다. 이제는 핀테크가 새로운 금융의 꽃으로 여의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은 6월 4일 오후 6시까지 20개사 내외의 지원 기업을 새로 선발한다. 모집 대상은 핀테크 분야에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및 아이템을 보유한 7년 또는 3년 이내 국내외 창업 기업으로 유형1과 유형2로 나뉜다. 유형1은 ▲창업 7년 이내 ▲1억원 이상 투자 유치 실적 ▲최근 3년간 누적매출액 1억원 이상 ▲직원 5인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춘 경우이며, 유형2는 ▲창업 3년 이내 ▲직원 5인 미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유형2는 초기 핀테크 스타트업에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부터 추가되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은 기간 내 서울핀테크랩 홈페이지(www.seuolfintechlab.kr) ‘공지사항’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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