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는 소식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의 ‘반도체·배터리 대미 투자’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 등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552억달러(한화 약 175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2년에는 16% 성장한 1804억달러(약 204조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세부적으로는 D램이 매출의 56%, 낸드플래시가 매출의 41%를 차지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각 시장조사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보고서를 낸 이유는 세계 각국에 반도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거듭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내용 자체에서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지만, 한미정상회담으로 인해 반도체 시장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미정상회담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추측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양사는 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달러(약 19조원), SK하이닉스는 신규 R&D 센터 설립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가장 먼저 고객사 확보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만 해도 구글, 아마존 등 미국에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의 투자 요청에 응함으로써 고객사를 더욱 수월하게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1일 유럽 반독점 심사기구 EC(European Commission)로부터 인텔 낸드사업 인수의 ‘무조건적 승인(Unconditional Clearance)’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어떠한 추가적 조건 없이 인텔 낸드사업 인수를 허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D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낸드 사업에서는 다소 미진한 면이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작년 4분기 D램 시장에서 71.6%, 낸드플래시의 경우 44.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낸드 규모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인텔의 낸드사업은 엔터프라이즈 단위에서 강했는데, 지금은 서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며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한 것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DDR5의 상용화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엘더레이크나 사파이어 래피즈 등의 데이터센터용 CPU가 상용화되면서 DDR5도 투입될 전망이다.  DDR5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DDR4에 비해 용량도, 처리 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DDR5는 기존에 사용하던 D램에 비해 가격이 높은데, 따라서 DDR5의 상용화 또한 슈퍼사이클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메모리 강국이라는 점도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비중을 다수 차지하고 있다 보니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거나 수요가 올라가면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뒤이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PC 업그레이드 및 고용량화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부품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와서 수혜를 입었다는 것보다는, 각 기업 및 국가적 상황이 맞물려 K-메모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져가졌다는 분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