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세계 최초로 2나노미터 칩 기술을 공개한 가운데, 그 수혜를 삼성전자가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사가 오랜 기간 기술적으로 협업해 온 만큼, 2나노 기술 또한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BM은 7일 2나노미터 나노시트 기술(nanosheet) 기술로 개발된 칩을 공개했다. 대중에게 2나노미터 칩 기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IBM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아키텍처를 통해 7나노공정으로 생산된 노드 칩보다 45% 높은 성능과 75%의 더 낮은 에너지 사용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노시트란 두께 0.5~3나노미터, 가로길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2차원적 단결정을 말한다. 쉽게 말해, 소재를 원자 단위로 얇게 배치한 시트다. 이 같은 시트를 기반으로 회로를 설계해 2나노미터 칩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아키텍처로 손톱 크기의 칩을 만들면, 최대 50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할 수 있다.

IBM측은 2나노미터 칩을 사용할 시,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먼저 휴대폰 배터리 수명을 4배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4일에 한 번 충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량을 감소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처리 속도나 인터넷 액세스 속도 등 전반적인 노트북과 디바이스 기능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IBM이 개발한 2나노 공정은 2024년 말에 양산될 수 있을 예정이다. 우선 현재 2나노 칩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공식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현재 파운드리 선두를 달리고 있는 TSMC, 삼성전자 모두 3나노 공정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인데, 2나노 양산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면 상용화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3~4년이 걸린다. 과거 IBM이 5나노, 7나노 공정을 개발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IBM관계자는 “실제 양산을 위해서는 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양산까지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 IBM 관계자는 “우리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관련 협업을 한 지 16년이 됐으며, 7나노, 5나노 공정을 발표한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협업했다”며 “기존에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파운드리, 이렇게 두 기업과 협업해 왔지만 글로벌 파운드리가 7나노 이하 공정 진입에 실패하면서, 삼성전자가 오롯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IBM은 팹리스 기업이기 때문에 아웃소싱해서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IBM과 삼성전자는 과거부터 협력관계에 있었다”며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향후 양산과정에 적용될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 이하 공정 진입을 위해 GAA(Gate-All-Aroun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꼭 특정 기업에 가능성을 둘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에서는 특정 기업에 가능성을 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인텔이 파운드리 선언하면서, IBM이 도움을 준 바 있기 때문에, 인텔 파운드리와 협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에 치우친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돌리겠다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는 이번 IBM의 2나노 기술 공개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의 일환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따라서 인텔 파운드리 진출 선언과 맞물려, IBM이 삼성전자가 아닌 인텔과 협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리오 길(Dario Gil) IBM 연구소 총괄 수석 부사장은 “이 새로운 2나노 칩에 반영된 IBM의 혁신은 IT산업 전체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하드 테크(hard tech) 분야의 도전을 책임지는 IBM 접근 방식의 산물이자, 지속적인 투자와 에코시스템의 R&D 협업 접근 방식이 어떻게 기술적 발전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IBM은 반도체 관련 기술을 다수 개발해 왔다. ▲7나노 공정 ▲5나노 공정 ▲단일 셀 D램 ▲데너드 스케일링 법칙 ▲화학적으로 증폭된 감광액 등이 IBM이 개발한 반도체 기술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IBM 연구소의 7 나노 업그레이드 버전을 포함한 IBM의 첫 상용화 제품은 올해 말 IBM 파워10 기반 IBM 파워 시스템에 적용되어 출시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