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방법

요즘 금융사들은 테크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에서도 기술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기술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입장이었다면 최근에는 테크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육성(엑셀러레이팅)하는 금융사들이 늘어나고 나고 있다.

이전에는 기술이 금융서비스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경쟁우위요소가 됐다. 은행들은 전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테크 스타트업이다. 기술기업을 우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이 너도 나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만든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지난 2015년 5월 출범한 신한퓨쳐스랩은 선발된 스타트업에 내외부 전문가 멘토링, 투자 연계, 사무공간 지원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총 214개 스타트업을 발굴, 이들에게 359억원을 투자했다.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궁극적으로 신한금융그룹과의 공동사업, 그룹 내 서비스 도입 등 사업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현재 99개 스타트업과 157건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퓨처스랩 선발 스타트업과 진행합 대표 협업 내용 (자료=신한금융그룹)

가장 최근 협업 사례로, 신한카드는 음파기술 보유기업인 단솔플러스와 아이폰 터치 결제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했다. 사용자는 신한카드 플랫폼인 신한페이판에 들어가 터치결제 기능을 활성화하면 결제를 할 수 있다. 겉으로 봤을 때 삼성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TS) 결제 방식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해당 스마트폰 케이스에는 MST가 아닌 고음파 기술이 적용됐다. 신한페이판 활성화 시 나오는 고음파를 일회성 결제정보로 변환해, 가맹점 카드단말기로 보내는 원리다. 나아가 신한카드는 앱을 활성화하지 않고도, 아이폰 첫 화면에서 터치결제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추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은 빅데이터 기업 빅밸류와 연립·다세대 시세정보를 여신심사에 활용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분석 기업 크레파스 솔루션과 대안신용평가 모델 적용, 시선추적 기술 기업 비주얼 캠프와 눈동자 움직임만으로 사용가능한 장애인용 ATM을 시범 개발하고 있다.

같은 시기인 2015년 KB금융그룹은 핀테크랩인 KB이노베이션허브를 출범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로 선발해 협업공간과 제휴, 투자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KB스타터스에 선발된 기업은 총 133곳, 제휴는 181건, 투자금액은 약 601억원이다.

올 상반기 KB스타터스에 선정된 곳은 스마트시티,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리스크관리 등의 스타트업이다. 이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은 모바일 세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시스왓’이다. 오프라인 세탁업을 공정 자동화와 물류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로 전환했다. KB금융은 워시스왓에 지급 결제 플랫폼을 지원해 협력할 계획이다.

최근 KB스타터스에 AI기술 스타트업 머니브레인도 합류했다. 머니브레인은 딥페이크 영상 검증을 위한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음성·영상 합성 관련 딥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은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머니브레인과 협업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2015년부터 스타트업 협업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랩을 통해 스타트업에게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법률·세무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총 11기를 선발해, 약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한 대표 협업 사례는 지난해 8월 하나은행이 선보인 뱅킹 앱 ‘뉴 하나원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뉴 하나원큐는 차용증 송금, 얼굴인증 서비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차용증 송금은 하나원큐 애자일랩 9기로 참여 중인 리걸테크기업 아미쿠스렉스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모바일뱅킹을 통해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경우, 뉴 하나원큐 앱에서 온라인 차용증을 발급할 수 있다. 얼굴인증 서비스는 하나원큐 애자일랩 10기에 참여한 AI 얼굴인식 스타트업 메사쿠어컴퍼니가 제공한다. 얼굴인증으로 뱅킹 앱 로그인을 할 수 있으며, 한 번의 로그인으로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한 대표 협업 사례 (자료=하나은행)

하나금융은 클라우드 기업 자버와 간편급여이체 및 표준형 퇴직연금 부문, 인슈어테크기업 아이지넷과 하나생명 보험상품 진단 및 추천 솔루션 도입, 블록체인 기업 카사코리아와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유동화 유통 플랫폼 구축 등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창업육성프로그램 ‘IBK창공’을, NH농협은행은 디지털 혁신기업 협업 및 육성 프로그램 ‘NH디지털챌린지+’를,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디노랩’을 운영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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