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언젠가 동사무소(주민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민방위 교육을 안 받아서 벌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억울했다. 민방위 훈련 소집 통지서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동사무소에서는 보냈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 당시 나의 자취방은 밤 늦게 들어와 잠만 자고 나가는 곳이어서 우편함을 거의 들여다보지 않은 탓이었다.

우편함을 들여다보지 않은 나의 잘못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집에 꼬박꼬박 들어와 우편함을 확인하는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동사무소 담당직원의 배려(?)로 벌금까지는 내지 않았지만 우편을 기본으로 한 시스템은 언제든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이가 줄어들 듯 보인다. 민방위 고지서가 모바일로 전달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통신사 등이 공인전자문서중계자로 등록되면서 네이버앱이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민방위 고지서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전달된 고지서는 전자문서법에 따라 법적으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고지서를 보낸 측은 수신자가 고지서를 열람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체크할 수 있어서 혹시 열람하지 않은 경우 다른 방법으로 열람을 유도할 수 있다. 또 또 모바일로 보내고 이용자가 열어봤으면 법적으로 고지서가 전달됐음이 인정된다. 고지서 못 받아서 범칙금 못 냈다는 변명은 이제 어렵게 된 것이다.

반면 이용자는 모바일 상에서 편하게 고지서를 볼 수 있고 실수로 누락될 위험이 적어졌다. 필요하면 유통증명원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온라인 등기라고 볼 수 있다. 등기우편의 경우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확인을 하고 사인(도장)을 받은 후 우편물을 전달한다. 사인을 하는 순간 우편물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없게 된다.

이런 온라인 등기 시스템은 민방위 교육 소집 고지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세금을 비롯해 수도요금,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 고지에 이용될 수 있고, 교통위반 과태료도 모바일로 고지 받을 수 있다. 졸업증명서나 성적증명서를 모바일로 받아보거나 통신요금 고지서 역시 가능하다.

국민연금 가입내역 등 다양한 안내문을 네이버 등 모바일 앱으로 전달하는 국민연금공단 김대순 디지털혁신본부장은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언택트 시대에 모바일 전자문서는 비대면 서비스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며 “앞으로도 전자문서 포함한 모바일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여 고객편의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더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전자고지는 2021년 2월 말 기준으로 227개 기관에서 313종의 전자고지를 발송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모바일 전자고지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IT기업이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언급한 공인전자문서중계자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기관으로, 송신자의 전자문서를 수신자에게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온라인 우체국이라고 볼 수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더존비즈온, 포스토피아, 아이앤텍 등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인증을 받았다. 이들은 샵메일이라는 제도를 전자문서 송수신 프로세스를 활용했다.

그러나 샵메일은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샵메일에 한정됐던 중계자 서비스를 모바일 메신저, 문자서비스(MMS) 등 사기업이 보유한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전자문서를 송수신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가 허용됨으로써관련 장벽이 무너졌다. 최근에는 네이버, 카카오페이, NHN페자이코, KT, SKT 등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평소에 즐겨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전자고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네이버에서 고지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오경수 리더는 “네이버고지서 서비스는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고, 사용자의 생활 속 다양한 영역에서 편리함과 가치를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이외에 솔루션 업체도 필요하다. 이 솔루션은 발송기관의 업무시스템에서 수신자에게 전달해야하는 데이터를 뽑아 고지서를 생성하고, 이를 공인전자문서중계자에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모바일 전자고지 솔루션은 포뎁스의 모비포스트다. 이 솔루션은 카카오페이, KT, 네이버, 페이코 등과 연계돼 있으며 서울시 민방위교육 고지서,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동차 검사 안내 고지 등이 이 회사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강재식 포뎁스 대표는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발생하던 우편 제작 발송 물류 비용을 최대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면서 “모바일로 수신하지 않는 국민, 고객에게는 자동으로 우편 발송을 하고 결과까지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해 도입기관과 고객까지 모두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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